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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며(건축행위로서)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3D010106
지역 전라남도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무성

대부분의 마을들은 생태적인 생동감이 많이 결여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사람이 움직이면 쓰레기만 나뒹굴고 처음엔 근사하다가도 사람 손이 가면 예전만 못해지는 게 전국의 마을들의 일반적인 경향이다. 따라서 애양원은 향후에도 이 모습 그대로 지속하여 자연스럽게 생태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의지할 데 없는 한센병 환자들이 이곳에 옮겨져 다시 꿈을 꾼다. 한 사람이 생각하면 꿈이고, 두 사람이 하면 공모이고, 세 사람이 함께 하면 혁명이 된다는 말이 있는 데, 애양원에 큰 애정을 갖고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그 장래는 매우 밝다.

지금은 건축 원자재도 중국 등 외부에서 수입하여 씀으로써 당초의 건축 의미를 담지 못한 형태로 변질된 경우가 많다. 옷이 신체에 연장된 최초의 집인 것처럼 건축은 문학적 인식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것이 애양원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형식은 내용을 담는 포장이다. 애양원은 현재처럼 주변 환경과 조화된 생태적인 건축물로 채워져야 한다.

풍토 가치 생산은 애양원이 지향해야 할 주요한 방향이다. 애양원은 소록도 해체 단계에서 역사적인 성과물이 일방적으로 폐기되어 공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 사례를 결코 답습하여서는 아니 된다. 많은 아주 의미 있는 성과물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접한다. 이는 자신을 희생하였던 선현들에 대한 큰 모독이어서 부끄럽고 안타깝다. 이런 문제는 철학의 부재보다는 문제의 핵심을 조금씩 비켜 나갔기 때문이다.

세 치 혀로 비판은 잘하지만 대안 없는 핀잔, 비판, 무책임한 힐난, 비난은 자조적이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애양원의 미래 지향에 대한 의견 결집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 아닐 경우엔 불일치에서 오는 낭비이자 허구로서 소록도의 해체보다도 더 심각한 후유증으로 다가올 것이다. 애양원은 이 현실을 뛰어 넘어야 한다.

생태 지도 그리기를 통해 마을에 누가 살고 있는지, 어떻게 물길이 흘러가고 있고, 어떤 나무가 주위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꽃은 계절에 따라 어떻게 피는지를 애양원 주변 사람들은 당연히 알아야 한다. 물길, 마음 등 구체성을 갖고 애양원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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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양원 물길

도성마을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말로 하지 않는다. 농촌의 문화, 생태적인 것이 주민들 손끝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자기 스스로 마을을 해체하고 이를 없애는 야만적인 행위들이 곳곳에서 돌출되고 있다. 생태, 친환경, 고유문화를 부정하는 일이다.

토착 문화를 때려 부수는 야만적인 행위가 전국적으로 행해지고 마을 주민들은 고향의 해체라는 수모를 당한다. 이에 대해 완전히 무장 해제 상태이다. 비극적인 일이다. 땀으로 사는 마을 주민들을 철저하게 망가뜨렸고 그들을 도시 주변부로 밀어내어 결국은 조상 대대로 지켜 온 터전을 떠나게 한다. 국가 권력으로 살해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현대인들에겐 기억 속에만 고향이 존재한다. 가상적인 공간에만 고향이 있다. 끼리끼리 지역적으로만 살다가 그마저도 해체되고 도시화 과정을 통해 유목민이 될 수밖에 없다. 애양원 마을은 고증을 통해 미래 지향점을 분명하게 갖추어 나가야 한다. 마을 문화와 생태 지도를 통해 바르게 알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제대로 느껴야 한다. 비판과 힐난보다는 현실에 개입하여 구체적인 사안을 갖고 전통의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한다.

물질만능의 맘몬(Mammon: 富, 돈, 재물, 소유라는 뜻으로 하나님과 대립되는 우상 가운데 하나를 이르는 말) 사상에 빠져 주체성을 상실한 변화된 인간과 싸워야 한다. 현대인들은 멀쩡한 건축물을 부수고 있다. 이는 분명히 모순된 행위이다. 경기 부양이라는 단기간의 건설 효과를 챙기기 위하여 인간의 삶터를 파편화시키고 있다. 해체된 마을의 복원도 애양원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하이데거의 표현을 빌리면 인간은 거주할 줄 알아야 한다. 거주는 건축 행위로서 주거 공간인 집을 의미한다. 이를 바르게 지어야 비로소 인간이 된다는 뜻이다. 그 말뜻은 모여 살면서 더불어 집을 지어야 한다는 것을 지칭한다. 자연과의 합일화 또는 공존함을 말한다. 정말로 지향해야 할 길이 있다면 인간으로 살 길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삶을 끊어야 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경계를 이미 넘어서고 있다. 문명의 편리라는 유혹에 이끌려 위험 수위의 막다른 지점까지 오게 되었다. 단지 자신의 생존 기간만을 전제로 미래를 설계하여서는 아니 된다.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로서 1,000년 이후까지를 내다보아야 한다. 현 사회는 아주 심각한 수준이다.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로서 거주하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21세기에는 인간의 품위가 유지되는 생태 문화 공간을 창조한다. 창조로서 암묵적 지식(Passage Knowledge)은 체험에서 직접적으로 알게 되는 지식을 의미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직접 접촉해서 배우는 지식으로 많은 창작물을 남겼다. 접촉 지식이 애양원의 큰 수단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연, 마을 등을 포함한다. 애양원 주변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애양원은 손을 안 댈수록 좋다. 아름다움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여백의 미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공간은 누구나 채울 수는 있다. 채워진 공간의 원상 복구는 엄청난 대사를 요구한다. 건축은 삶을 조직하는 것이다. 조직하는 결과들이다. 건물이 들어서는 순간에 땅, 하늘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전통 건축은 적절한 안마당, 마루, 방 등 긴밀한 관계의 창조로서 공간의 질서를 만들어간다. 안팎으로 연계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넘치는 것이 조상의 지혜이다. 지금의 언어에 맞게 옛날을 번역하는 것이 지금 중요하다. 건축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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