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001312
한자 天惠自然-産物-天日鹽-
영어공식명칭 Gomso Solar Salt & Gomso Jeotgal, Products by the Blessing of Nature
분야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전라북도 부안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진명숙

[정의]

전라북도 부안군 곰소만에서 생산되는 천일염과 젓갈에 관한 이야기.

[개설]

곰소[웅연(熊淵)]는 곰과 같이 생긴 섬과 그 앞에 깊은 소(沼)가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곰소만은 모래에서 펄까지 다양한 형태의 퇴적물을 모두 발견할 수 있는 드문 곳이다. 곰소만고부만이라고도 했다. 이는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1861]에 곰소만 일부가 고부군[현 전라북도 정읍시 고부면 일대]에 속한 것으로 표시된 것과 관련된다. 또한 1920년대 곰소만 일대에 가장 큰 포구였던 줄포가 있다고 하여 줄포만이라고도 하였다.

곰소항 일대는 일제 강점기 후반에 조성된 대표적인 간척지로, 줄포항이 토사의 퇴적으로 쇠퇴하자 이를 대신할 어항으로 개발된 것이다. 19세기 용동궁(龍洞宮)의 관할 포구였던 줄포는 일제 강점기 때 전라북도 부안군 남부에서 가장 번화했던 포구였고 그 위세는 1960년대 전반기까지 이어졌다.

전라북도 부안군 진서면 앞바다에 위치한 곰섬과 범섬을 연륙화하여 개발한 곰소항은 1960년대 후반 줄포만 내만의 갯골 수심이 얕아져 어선들이 줄포항을 드나드는 데 심한 제한을 받게 되면서 줄포항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다. 곰소항 역시 토사 퇴적에 따라 수심이 얕아지면서 어항의 기능이 점차 쇠퇴하자, 1990년대 이후 격포항곰소항을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곰소는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인근에 산업 단지나 공장이 없고 갯벌이 깨끗할 뿐만 아니라 영양분이 풍부하여 예로부터 질 좋은 소금을 생산해 왔다. 그리고 인근에서 쉽게 소금을 구할 수 있어 젓갈 생산이 발달할 수 있었다.

[자염에서 천일염으로]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 의하면 “부안현(扶安縣)에는 어량소(魚梁所) 2곳, 염소(鹽所)가 1곳, 현의 서쪽에 염창(鹽倉)이 있으며 공사 염간(公私鹽干)이 모두 1백 13명인데, 봄가을에 바치는 소금이 1천 1백 27석 남짓하다.”라고 하였다. 현의 서쪽은 서해안을 말하며 그곳에 소금 만드는 곳과 소금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다는 것이다. 염간은 소금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한다. 1918년 조선 총독부가 간행한 지형도를 보면 곰소만에는 광범위하게 염전이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곰소만은 자염(煮鹽)에서 천일염에 이르기까지 소금 생산이 활발하던 곳이었다. 전라북도 부안군 진서면 진서리 구진마을에서는 자염을 활염 또는 육염(陸鹽)이라고 했다. 활염은 화염(火鹽)의 변음이다. 자염은 갯벌에서 바닷물을 농축시킨 소금물을 운반해 가마솥에 넣고 끓여 수분을 증발시킨 것을 말한다. 소금물을 만드는 곳을 ‘섯등’이라고 하며, 소금물을 끓이는 곳을 ‘벌막’ 또는 ‘벌자리’라고 하는데, 구진마을에는 벌막이 2곳, 섯등이 10개 정도 있었다고 한다. 자염 방식의 소금 생산은 태평양전쟁 이후, 일제에 의해 천일염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하지만 1957년 발행한 『부안군지』에 의하면 1950년대까지도 곰소만 곳곳에서는 자염을 생산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1940년대 일제는 곰소항을 만들기 위해 전라북도 부안군 진서면 연동에서 곰소, 곰소에서 작도를 잇는 제방을 쌓았다. 섬이었던 곰소곰소항으로 변모하였고 연동에서 곰소 사이의 넓은 간척지는 염전으로 바뀌었다. 광복 이후 1946년 5월 남선염업이 미완성 상태의 염전을 완성하여 지금까지 염업을 이어가고 있다.

[곰소 천일염의 제조]

곰소 천일염 의 제염은 바닷물[저수지]-제1 증발지-제2 증발지-결정지 등의 네 단계를 거친다. 곰소 지역에서는 제1 증발지를 ‘난치’로, 제2 증발지는 ‘느티’라고 한다. 염도 약 1도~2도의 바닷물을 염전의 증발지에서 단계적으로 증발시켜 결정지에서 염도 25도가 되면 소금을 낸다. 날씨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바닷물이 소금이 되기까지는 14일~15일 걸린다.

천일염을 만들 때에는 10일에 한 번쯤 비가 오는 것이 좋다고 한다. 염전에 먼지도 씻기고 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천일염 제염 시기는 양력 3월부터 12월 10일까지이다. 남선염업에서의 제염 작업 기본 규모는 약 4만 9587㎡이며, 예전에는 5정[약 4만 9587㎡]에서 1년간 소금을 100~1,400가마니[1가마니는 20㎏]를 생산하였다.

[줄포 젓갈에서 곰소 젓갈로]

젓갈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고대로부터 전래되어 오는 수산 식품이다. 젓갈은 생선 조개류에 저장성을 주기 위해 높은 농도의 소금 절임을 한 발효 식품으로, 염신품(鹽辛品)이라고도 한다. 곰소만에서 젓갈의 제조 판매는 사포, 줄포와 같은 포구에서 수산물의 유통과 판매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함께 시작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부안 향리지(扶安鄕吏誌)』에 의하면 “줄포에는 1900년 초기에 사금융을 겸한 대상(大商)인 객주들이 5명~6명 있었으며, 1930년경에는 20가구~30가구가 젓갈을 직접 담아 도소매업을 경영했다.”고 한다. 줄포의 어물전은 서빈동과 남빈동의 사잇길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일제 강점기에 ‘젓거리’라고 불렀다. 1960년대까지 줄포의 젓갈 제조 판매는 매우 성행하였으나, 줄포항 내 토사 퇴적으로 인해 선박 입출항이 자유롭지 못하자 선박이 곰소항을 이용하게 되면서 어물전들도 하나둘씩 곰소로 이전하였다.

곰소만의 중심 어항이 줄포항에서 곰소항으로 이전하면서 곰소만 내 상업적 젓갈 제조 및 판매 기능도 1970년대 중반부터 점차 곰소항으로 옮겨 오게 되었다. 1980년대 후반 연근해 어족이 감소하고 곰소항의 수심도 점차 낮아지면서 침체기를 겪다가 1988년 변산반도 도립 공원의 국립 공원 승격, 1992년 변산반도 일주 해안 관광 도로 개통, 이를 계기로 각종 매체를 통해 전라북도 부안이 전국적으로 홍보되면서 곰소항 젓갈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특히 2001년 서해안 고속 도로 개통으로 외부와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관광객의 수가 급증함에 따라 곰소 젓갈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게 되었다.

[곰소 젓갈의 유형과 종류]

곰소만 주민들이 직접 담가 먹는 젓갈로는 황새기젓[황석어젓], 갈치속젓, 반지락젓[바지락젓], 게젓 등이 있다. 젓갈을 다른 밑반찬과 섞어서 먹기도 하였는데 대표적 음식으로는 고추젓이 있다. 고추젓은 고추와 고춧잎, 그리고 밴댕이젓, 갈치젓, 조기국과 젓국 등을 혼합해서 만든 음식이다.

곰소에서 판매되는 젓갈은 크게 1차 가공된 생젓갈과 2차 가공된 반찬용 무침과 액젓으로 구분된다. 생젓갈은 원재료[수산물]와 부재료[소금]를 배합하여 섞어서 6개월 이상 발효시키며, 반찬용 무침은 고춧가루, 마늘, 물엿, 참깨 등 양념을 첨가하여 먹기 좋게 만든 것이다. 액젓은 김장김치에 사용되므로 많이 팔리는 젓갈류의 하나이다. 갈치속 액젓, 멸치액젓, 까나리액젓 등이 있으며, 밑반찬용으로는 새우젓, 갈치속젓, 밴댕이젓, 황석어젓, 갈치젓, 조개젓, 멸치젓[건더기로 파는 것], 꼴뚜기젓, 오징어젓 등이 있다.

1971년 간행된 『한국 민속 종합 보고서』에 기록된 곰소항의 젓갈은 새우젓[육젓, 새와젓, 추젓, 동백화젓], 눈타리젓, 송애젓, 고노리젓, 딩피리젓, 항숭어리젓[깡다리젓], 고록젓, 뱅어젓, 풀치젓, 잔조구[조기]젓, 반지락젓, 굴젓, 갈치 창자젓, 장대알젓, 장애창젓, 멸치젓, 궁멸젓, 잡젓 등이 있다. 원재료는 어류[내장 또는 생식소 포함]가 13종으로 가장 많고 갑각류 4종, 부족류(斧足類) 및 복족류(腹足類) 2종, 두족류(頭足類) 1종, 기타가 1종이다.

『김치, 젓갈, 장아찌-전라북도 부안군, 순창군의 민족 생활어』[2008]에 의하면 젓갈은 어류, 조개류, 갑각류, 연체류로 분류되며, 어류는 가자미 액젓, 갈치속젓, 황새기젓 등 총 23종, 조개류는 가리비젓, 굴젓, 바지락젓 등 5종, 갑각류는 게알젓, 꽃게장, 토하젓 등 16종, 연체류는 골뱅이젓, 꼬록젓, 낙지젓 등 10종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젓갈의 종류가 확대된 까닭은 젓갈의 상품화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1990년대를 전후로 판매 젓갈의 범주가 2개[젓과 새우젓]에서 5개[일반 젓갈, 무침 젓갈, 액젓, 새우젓, 게장]로 세분화된 것은 젓갈의 전통적인 용도와 소비의 편리성이 상품화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수용되었기 때문이다.

젓갈 상품명으로 사용되는 어휘적 명칭은 49가지, 품목은 55종류로 파악되는데, 이는 소매 중심의 젓갈 시장에서 반찬용 젓갈인 무침 젓갈이 중요하게 부각되어 나타난 현상이다. 무침 젓갈의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젓갈 업체에서는 무침 젓갈을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층의 확대를 위해 기능성 젓갈의 개발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는데 그 한 예가 ‘웰빙 오징어젓[영양 오징어젓]’이다. 오징어젓에 검은깨, 잣, 땅콩 등을 넣어 영양을 고려한 젓갈 상품이 새롭게 개발되고 있다.

[곰소 젓갈의 특성과 조리 방식]

곰소만의 젓갈은 다양한 종류가 소량으로 생산되는 특성을 지닌다. 이는 곰소만 어항에 입어되는 수산물의 특성과 관련된다. 곰소 어판장에 가장 많이 입어되는 수산물은 조기, 갈치, 병어, 풀치, 물메기 등이 있다. 대략 조기가 어종의 45%로 가장 많고, 갈치가 18%, 병어가 19%, 깡다리[조기의 새끼]를 비롯한 잡어가 18%이다. 조기나 갈치 등은 젓갈보다는 소금에 절여 말려서 팔려 나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러 가지 잡어들이 젓갈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젓갈 조리법에서 중요한 것은 질 높은 소금을 쓰는 일과 수산물과의 비율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다. 곰소만에서 생산된 질 좋은 소금은 곰소 지역 젓갈업을 발전시키는 일차적 요인이다. 다량의 신선한 소금을 신속히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곰소만의 젓갈업이 발달한 것이다. 그리고 층층이 쌓인 수산물에 소금이 골고루 들어가도록 주의해야 한다. 젓갈 상인 중에는 현대식 배합 기계를 사용하다가 실패하여 재래식 염장 기술을 다시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젓갈은 한번 염장하면 고칠 수 없기 때문에 재래식 염장 기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젓갈 조리법은 대략 원재료 1말에 소금이 3되에서 5되까지 들어간다. 발효 기간은 짧게는 1개월~2개월, 평균적으로는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곰소 젓배의 풍경]

2000년경 곰소의 젓배 관계자들의 구술을 통해 젓독을 싣고 칠산 어장으로 나가는 풍경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①젓독은 외포의 옹기점에서 구입하였으며 소금은 주로 곰소남선염업에서 사갔다. ②한 번에 젓독을 수백 개씩 싣고 나갔으며 때에 따라서는 열흘 이상 배에 머물렀다. ③육젓을 많이 잡았으며 어장은 주로 법성포(法聖浦) 앞의 칠산 바다였다. ④젓독은 한 말짜리였다. 소금은 서 되가 들어갔으며 고기를 잡는 즉시 젓갈로 담았다. ⑤젓배로는 안강망, 꽁댕이배가 이용되었으며 운반은 상고선(商賈船)에 맡기기도 하였다. ⑥1970년대부터 기계선, 발동기가 들어왔고 1980년대는 드럼통이 사용되었다. ⑦1980년대 중반부터는 젓독을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천혜 자연의 산물로 관광지가 된 곰소]

해안 도로를 따라 곰소항 쪽으로 향하면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빛나는 갯벌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데, 이것이 바로 곰소 염전이다. 햇빛과 바다와 바람이 빚어낸 곰소 천일염곰소 젓갈, 성서 된장, 개암 죽염과 같은 발효 식품이 명물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어항으로서의 곰소항은 위축되었으나 젓갈 산지의 명소로 널리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곰소 젓갈 시장은 곰소항 주변의 곰소 젓갈 단지, 진서면 사무소 부근의 젓갈 상가 단지, 곰소 젓갈 발효 식품 센터 인근의 젓갈 상가 단지 등 크게 세 곳으로 나뉘며, 연간 7,000톤이 넘는 젓갈을 생산해 강경(江景), 광천(廣川) 등과 함께 3대 젓갈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주말이면 곰소항 풍경을 보고 곰소 젓갈을 사려는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매년 9월이나 10월경에는 곰소 젓갈의 우수성을 알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곰소 젓갈 발효 축제가 열린다. 개·폐막식, 길놀이, 가요제, 생활 문화 예술 동호회 공연, 젓갈 뷔페, 농특산물 전시 및 판매, 젓갈 담그기, 장어 잡기, 삼색 소금 만들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김제 지평선 축제, 군산 시간 여행 축제와 함께 새만금 3대 축제의 하나가 되었다.

2011년 개관한 곰소 젓갈 발효 식품 센터에는 전시장, 홍보관, 교육관, 김치 체험관 등이 들어서 있다. 천일염과 칠산 어장의 싱싱한 수산물로 담근 젓갈을 판매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오디, 뽕잎, 함초를 넣은 삼색 소금 만들기 체험과 함께 주말이나 방학 때는 어린이와 지역 주민들을 위해 곰소 천일염 치약 만들기, 클레이 메모 꽃이 만들기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홍보관에서는 곰소 염전곰소항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다. 그 외 곰소 젓갈 교육장 및 곰소 젓갈 김치 체험관에서 다양한 젓갈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곰소항 젓갈 공장에서 일하는 지역 주민들이 증가하여 곰소 젓갈은 젓갈 판매 업체의 상인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소득의 원천이 되고 있다. 천혜 자연의 산물인 곰소의 천일염과 젓갈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 짭조름한 웃음과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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