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에 묘단이 있는 조선 후기의 문신.

[개설]

정기원(鄭期遠)[1559∼1597]의 본관은 동래(東萊)이며, 자는 사중(士重), 호는 현산(見山)이다.

[가계]

정기원의 아버지는 별좌(別坐) 정상신(鄭象信)이며, 어머니는 부정 이경(李璟)의 딸 전주 이씨(全州李氏)이다. 할아버지는 정순복(鄭純福), 증조할아버지는 정한룡(鄭漢龍)이다. 장인은 심전(沈銓)이다. 형제로는 정회원(鄭恢遠)·정홍원(鄭弘遠)·정충원(鄭冲遠)이 있고, 아들은 정지우(鄭之羽)이다.

[활동 사항]

정기원은 1582년(선조 15) 진사시에 합격하였고, 1585년 식년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승문원 주서(承文院注書)가 되었다. 이후 사헌부 감찰이 되었다가 1592년 임진왜란 때 사은사(謝恩使)의 서장관(書狀官)으로 명나라에 다녀온 뒤 형조 좌랑, 병조 좌랑이 되었다. 1595년(선조 28) 사헌부 장령과 사간원 헌납이 되었고, 1596년(선조 29) 홍문관 수찬(弘文館修撰) 겸 시강원 문학(侍講院文學)이 되었으며, 고급 청병 주문사(告急請兵奏聞使)가 되어 다시 명나라에 가서 왜군의 재침입 움직임이 있음을 알렸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총병(摠兵) 양원(楊元)이 군사 3,000여 명을 이끌고 남원(南原)에 주둔하며 수비하였는데, 당시 정기원은 양원의 접반사(接伴使)가 되어 남원에 머물고 있었다. 그해 8월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칠천량 해전(漆川梁海戰)에서 조선의 수군을 격파하고 남원성을 기습하자, 함께 대피하자는 양원의 권유를 거부하고 왜군과 싸우다가 전사하였다. 당시 남원성은 경상도와 전라도, 충정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남원성의 패배로 전주 이북이 와해되었다. 한편, 혼자서 탈출한 양원이 조정에 돌아가 당시의 상황을 전하자 정기원에게 예조 판서를 증직하였고, 뒤에 다시 숭정대부 의정부 좌찬성 세자 이사 지경연 춘추관사(崇政大夫議政府左贊成世子貳師知經筵春秋館事)를 더하였다. 1604년(선조 37) 6월 선무공신(宣武功臣) 3등에 녹훈되었고 내성군(萊城君)으로 추봉되었다.

[학문과 저술]

정기원은 문장이 뛰어났고 글씨도 잘 썼다. 저서로는 『현산집(見山集)』이 있다고 『동국문헌비고(東國文獻備考)』에 기록되어 있으나 전하지 않고, 『현산실기(見山實記)』에 약간의 시문(詩文)이 전한다. 『현산실기』는 1902년 정춘수에 의해 4권 2책으로 간행되었는데, 현재 연세 대학교 도서관에서 소장 중이다.

[묘소]

정기원은 전라북도 남원 향양동(向陽洞)에서 장사지냈고,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에 묘단(廟壇)이 있다.

[상훈과 추모]

정기원은 예조 판서에 증직되었고, 뒤에 다시 숭정대부 의정부 좌찬성 세자 이사 지경연 춘추관사(崇政大夫議政府左贊成世子貳師知經筵春秋館事)를 더하였다. 1604년(선조 37) 6월 선무공신(宣武功臣) 3등에 녹훈되었고 내성군(萊城君)으로 추봉되었다. 시호는 충의(忠毅)이다. 정기원의 충절(忠節)은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에 실렸으며, 전라북도 남원 충렬사(忠烈祠)에 제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