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201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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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平生儀禮 |
영어공식명칭 | Life-long Rituals |
이칭/별칭 | 통과의례,관혼상제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남도 함양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한양하 |
[정의]
경상남도 함양 지역 사람들이 인생의 특정 시기에 의미를 두고 행하는 의례.
[개설]
경상남도 함양 지역의 평생의례는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겪는 출생 의례, 성장 과정에서 성인이 되었다는 의미의 관례, 혼인과 관련한 의례, 죽음과 관련한 상례, 조상을 모시는 제례 등이 있다. 이는 한 사람의 출생, 성장, 혼인, 죽음과 관련한 의식적인 행사로, 성장 과정의 변화에 따라 그에 맞는 의무와 역할을 다하도록 한다. 이러한 의례를 통해 한 개인은 사회의 구성원으로 편입되며,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의례는 관습으로 굳어져 사회 질서를 유지하게도 한다. 전통적으로 이어져 오던 평생의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경상남도 함양 지역 사람들의 일상적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출생]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과 관련하여 의례를 치르게 되는데 이를 출산 의례라고 한다. 이때 출산 전부터 아들을 바라는 기자(冀子)의식이 반영되어 동네마다 석불의 코를 갈아 마시거나 남근석을 숭상하였는데, 경상남도 함양 상림의 이은리 석불의 경우 코가 닳아서 납작하다.
또한 임신을 하게 되면 임신부가 지켜야 할 금기들이 많았다. 나쁜 소리를 하지도 말고 듣지도 말며, 거친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하였다. 아기가 태어나면 삼칠일 동안 금줄을 치고 외부의 출입을 차단하였다. 산모와 아기가 있는 곳이 성소이며, 이곳에 나쁜 기운이 침입하지 않도록 금줄을 쳤다. 남자아이의 경우 숯과 고추를 달았으며 여자아이의 경우 숯과 솔가지를 꽂았다.
출생 이후 백일이 되면 백일잔치를 하고, 1년이 되면 돌잔치를 하여 나쁜 기운은 물리치고 아이의 복과 건강을 기원하였다.
요즘은 병원에서 출산을 하기 때문에 금줄을 치는 집도 거의 없으며, 백일잔치나 돌잔치도 집에서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단지 백일 떡을 나누어 먹거나 아이가 물건을 잡는 데 따라서 아이의 운을 점치는 돌잡이만 행해지고 있다.
[관례]
관례는 남자아이의 나이가 15세에서 20세가 되면 어른이 되었다는 의미로 예식을 치렀다.
관례를 치르는 남자아이의 경우 상투를 틀어 관을 씌우는 의식을 중심으로 절차가 행해졌다. 여자아이의 경우 쪽을 찌고 비녀를 꽂아주는 계례(筓禮)를 행하였다. 이러한 관례를 치르고 나면 한 사람의 성인으로 대우하였다. 이런 관례는 ‘주자가례(朱子家禮)[주자가 유가의 예법의장에 관하여 상술한 책]’ 유입 이전인 고려 시대의 기록에서 찾을 수 있다. 『고려사』에 광종, 예종, 의종 때 왕태자의 관례를 행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성인식은 오랜 우리 문화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소년의 머리에 갓을 씌우는 예식은 초가(初加), 재가(再加), 삼가(三加)의 형식에 의해 치러졌는데 이를 삼가례라 하였다. 삼가례가 끝나면 사당에 가서 어른이 됨을 고하는 것으로 절차는 끝난다.
경상남도 함양군의 마을에서도 관례를 치렀는데, 예식을 주례하는 빈은 주로 마을에 덕망 있거나 아버지의 친구로 상투를 올리고 모자를 씌운 뒤 자를 불러 주었다. 갑오경장 이후 단발령이 내려 전통적 의미의 관례는 사라졌지만 여성들의 계례는 구식 혼례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혼례]
혼례는 남성과 여성 두 사람이 만나 평생의 고락을 함께할 것을 맹세하는 의식이다.
전통혼례는 중매인을 통해 양가의 혼담이 오가는 의혼, 신랑집에서 신부의 집으로 사주단자를 보내는 납채, 신부의 집에서 택일하여 날받이하는 연길, 신랑집에서 신부의 집으로 함을 보내는 납폐의 과정이 있다. 이후 신부의 집에서 혼례식을 하게 되는데 이를 대례라고 한다.
대례는 신랑이 신부집으로 찾아가는 초행, 신랑이 신부에게 기러기상을 주며 예를 갖추는 전안례, 절을 올리는 교배례, 술잔을 올리는 합근례를 치른 뒤 신방을 차린다. 이후 신부 측 친지들이 신랑을 다루는 동상례를 치른다. 다음날 신부가 신랑집으로 가는 것을 우귀라고 한다.
경상남도 함양군 휴천면 한남마을의 서주댁 김형숙[2018년 기준 83세]의 말에 따르면 전통혼례 의식은 이미 40년 전에 함양군에서 사라졌으며, 한남마을에서 마지막 혼례를 치른 사람이 조카딸이라고 한다.
[상례]
죽음에 의한 마지막 이별을 숙연하게 치르기 위한 절차로 상례가 있다.
가족, 친지, 일가친척과 인연을 끊고 작별을 고하는 의식을 통해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보내는 의식을 치름으로써 산자와의 관계를 정리하도록 하였다.
상례는 유교적 절차에 따라 치러졌다. 임종을 맞는 준비, 염습의 과정, 상제들이 상복을 입는 절차, 손님의 조문을 받고 절을 하고 곡을 하는 법, 장일과 장지를 정해서 발인하기까지 삼일장이나 오일장으로 진행하였다. 발인 이후 상여가 장지에 도착하여 매장하는 절차, 신주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와 모시며, 돌아가신 이의 혼을 달래기 위해 세 번의 우제를 지냈다.
상주가 상복을 입는 법에서 곡하는 법까지 아주 까다로운 절차들이 있었으나 요즘은 간소화되었다.
경상남도 함양군도 망자가 살던 집에서 장례를 치르던 옛날에는 장례 자체가 마을의 행사였으나, 요즘은 함양장례식장을 비롯해 인근에 장례식장이 생김으로 인해 더욱 간소화 되었다.
[제례]
제례는 여전히 집집마다 조상의 제사를 모시고 있어 의례 가운데 가장 지속성을 가지고 있으나, 갈수록 간소화되고 있다. 이때 제례는 조상이 돌아가신 지 1년이 되는 기일에 지내는 기제사와 명절에 지내는 차례, 묘에서 지내는 묘제가 있다.
제사의 일반적인 절차는 고인의 혼을 청하는 영신, 향을 피우고 절을 올리는 분향과 참신, 제주(祭主)가 첫 잔을 올리는 초헌, 축문을 읽고 잔을 올리며 혼이 식사를 하는 동안 잠시 기다렸다가 숭늉을 올린 뒤 고인을 보내드리는 절을 한다. 그 뒤 제사 음식을 거두고 제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음복을 한다.
제례는 평생 의례 가운데 여전히 지켜지고 있는 의례이나, 갈수록 제사 음식이나 제사 지내는 시간, 4대조 봉사에서 한 번에 모아 지내는 등 간소화되고 있다.
경상남도 함양군 휴천면 한남마을의 원기양반 조윤생[2018년 기준 83세]은 “우리도 한날 모아서 지낸 지 삼 년이 됐어. 우리 웃대는 모아서 지내고. 아버지 어머니는 그대로 지내고 있어. 웃대는 한몫에 모아서 지내. 별로 좋지는 않은 상 싶어. 이게 한 가지 정신인데 찬물을 떠 놓고 해도…” 하며 간소화되어 가는 제례를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