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500018
한자 百濟時代-裝身具技法-現代-寶石博物館
영어공식명칭 Baekje jewelry technique meets modern-Jewel Museum
분야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전라북도 익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원도연

[정의]

한국 유일의 ‘보석의 도시’인 전라북도 익산시에 있는 보석박물관.

[개설]

2009년 1월 14일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 심주석에서 방형 사리공과 각종 사리장엄구 유물 9,900여 점이 발굴되었다. 무려 1,200여 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 진귀한 유물들은 고대 백제의 화려한 장식과 뛰어난 세공기술을 그대로 보여 준다. 사리공 내부에서 발견된 각종 공양구들은 백제 왕후을 비롯한 왕실과 귀족들의 헌물로 은제 관식이나 명문이 새겨진 금판, 과대 장식과 각종 구슬, 청동합, 철제 도자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 사리장엄구들은 7세기 전반 백제의 미술양식을 보여주는 것들로 지금까지 발견된 백제 금속공예 가운데 예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라북도 익산시는 한국에서 ‘보석의 도시’라고 불리는 도시다. 익산시를 ‘보석의 도시’로 불리는 것은 백제의 귀금속 공예 기술이 바로 이곳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익산시 왕궁면에 있는 보석박물관은 ‘보석의 도시’ 익산시를 상징하며, 한국 귀금속의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다. 보석박물관은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익산 IC에 접어들어 약 800m를 달리면 첫 번째로 만나는 익산시의 명소이며, 대한민국 유일의 보석 전문박물관으로서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되어 있다.

보석박물관은 1996년 사업을 시작하여 2002년 5월에 왕궁보석테마관광지에 완공하고 개관하였다. 익산시의 보석 산업을 익산 미륵사지 석탑, 왕궁리5층석탑[국보 제289호] 등 백제 문화유적과 연계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건립되었다. 총 부지면적은 14만 1990㎡[4만 3000평]이다. 다이아몬드의 형상을 한 본관 건물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에 연면적 6,215㎡ 규모이다. 지하에는 수장고가 있으며, 1층에는 기획전시실, 2층은 상설전시장이 있다. 본관 옆에는 화석전시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화석과 공룡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보석박물관 옆에는 귀금속과 보석을 판매하는 전문 센터인 주얼팰리스가 자리잡고 있다. 주얼팰리스는 2010년 9월 개관하였으며, 이름을 전국민을 대상으로 공모를 거쳐 정하였다. 2019년 9월 기준으로 64개 매장이 입주하여 세계 각국의 주얼리 작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또한 보석박물관주얼팰리스와 연계하여 익산보석대축제가 해마다 봄과 가을에 열리고 있다. 익산보석대축제 기간에는 소비자와 관광객을 위하여 주얼팰리스의 제품을 30% 특별 할인하고 다양한 보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보석을 주제로 열리는 대중 축제는 익산보석대축제가 유일하다.

[사리장엄에서 보석꽃까지 : 보석박물관의 구성과 소장품]

보석박물관에 들어가는 첫 번째 전시장은 피라미드동이다. 보석박물관 전면에 보이는 피라미드 형태의 건물로 보석과 체험[체험 교육장], 보석과 휴식[카페테리아], 보석과 정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 피라미드동은 양쪽 벽면에 다이아몬드가 발광하는 장면을 상징하여 밤에 가면 더욱 아름답고 신비함을 느낄 수 있다.

피라미드동에 들어가서 만나는 상설 전시관은 모두 7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초대의 장은 관람객을 환영하는 홀로그램 입구다. 이곳을 지나 두 번째 만나는 테마가 보석의 역사를 다룬 ‘인식의 장’이다. 이곳에서는 백제의 옛 영화를 자랑하는 백제 시대의 유적과 유물이 전시되어 백제의 놀라운 보석 세공기술을 실감나게 보여 주고 있다. 선화공주무왕을 테마로 하여 백제의 왕들이 썼던 금동요대(金銅腰帶)와 금동 신발 등 백제의 화려한 금세공기술을 보여 준다. 또 흥부의 제비 이야기를 소재로 흥부가 박을 타고 그 속에서 금이 쏟아지는 장면을 재현했다. ‘문명의 발달과 보석 코너’에는 고대문명의 발달과 함께 인류가 어떻게 보석과 인연을 맺어 왔는지 보석의 역사를 보여 준다. ‘보석이야기 코너’는 월별 탄생석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볼 수 있으며, 월별 탄생석의 의미와 에피소드 등을 역시 영상 자료로 보여 준다. 세 번째 테마관은 아트갤러리다. 이곳은 한국 미술사에 관심 있는 관람객들에게 뜻밖의 선물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크리스털과 금 도장으로 재현하였다. 크기는 실물 크기의 1/20이다. 벽면에는 조선 시대 왕의 용상 벽화이기도 한 ‘오봉산일월도’를 10만여 점의 보석으로 모자이크하여 만든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의 제작에는 목화석, 계혈석 등 기증된 보석 17여 종 4만 7000여 점이 활용되었다. 네 번째 테마관은 ‘체험의 장-보석과 과학’이다. 테마관의 주제와 같이 우주의 빅뱅부터 탄생한 보석의 비밀을 배우고 이해하는 장이다. 보석의 결정 구조와 생성 원리 등을 영상으로 공부할 수 있고 지구 내부에서 마그마가 흘러나오는 듯한 맨틀 모형이 천정에 달려 있다. 다섯 번째 테마관은 ‘역동의 장-보석과 산업’이다. 보석을 캐내는 보석 광산의 모습을 실물에 가깝게 재현하였다. 동굴 벽에는 광맥, 채굴 모습, 채굴 장비, 수직갱, 수평갱이 사실적으로 재현되어 있으며, 벽면에는 보석의 채굴 과정을 보여 준다. 채굴된 원석이 아름다운 보석이 되어 소비자의 손에 가기까지 선별 가공을 거쳐 최종 생산되는 장면을 디오라마 방식으로 보여 주고 있다.

여섯 번째 테마관은 ‘감동의 장-보석과 아름다움’이다. 여섯 번째 테마관은 보석박물관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주제는 ‘보석 세계의 아름다움’이며 3개의 전시관에 총 2000여 점의 진귀한 보석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1 전시실에는 수정과 일반 광물들이 있으며, 제2 전시실에는 투어멀린, 토파즈 등의 반귀석이 전시되어 있다. 제3 전시실에는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는 보석박물관의 대표 전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보석꽃[Gem Flower]과 순금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전시되어 있다. 보석박물관이 자랑하는 보석꽃은 2002년 5월 보석박물관 개관 기념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세계적인 명장 독일의 만프레드 와일드(Manfred Wild)가 제작한 것으로 다이아몬드 213개에 금 잎사귀 15개, 가닛[석류석] 36개가 더해져 완성된 작품이다. 18k 금으로 꾸민 줄기 45개에 꽃 수술대가 세워졌으며, 그 위에 자리한 금과 수정, 다이아몬드의 장미꽃과 꽃술은 보석과 꽃의 진귀한 조화를 보여 준다. 2,641개로 이루어진 꽃잎은 모두 일일이 커팅한 천연 보석으로 만들어졌으며, 투어멀린으로 제작된 꽃수술은 다이아몬드 213개로 이루어졌다. 잎사귀 165개 하나하나에도 연옥과 투어멀린으로 장식하였으며. 긴 잎사귀는 18k 금으로 표면에다 에너멀을 입혔다. 명장 만프레드 와일드는 보석박물관 개관에 맞춰 2년여 동안 일일이 손으로 깎고 다듬어 작품을 완성하였다고 한다. 보석꽃 작품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정도지만 대체로 20억 원을 호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감동의 장에는 순금 익산 미륵사지 석탑[7,725g]과 순금 사리장엄[1,792g] 재현 작품도 있어 보석박물관을 대표하고 있다.

기획전시실은 세계 각국의 보석 역사를 학습하고 직접 확인하는 전시실이다. 기획전시실 중앙에는 서동선화공주 입상이 설치되어 있으며, 자수정과 황수정 등의 대형 희귀 원석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왕조별로 가치가 있는 보석과 귀금속을 전시하고 있으며, 유럽 왕실의 보석 관련 복제 유물도 전시하고 있다.

화석전시관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전시관이다. 보석과 화석은 서로 뗄 수 없으며, 보석은 화석의 탄생에서 비롯된다. 화석을 이해하기 위하여 공룡 시대부터 전시를 시작하여 지질 시대 별로 주요 화석을 이해하게 하고 다시 대륙의 공룡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공룡의 화석과 실제 크기의 골격 공룡, 공룡 모형 등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화석전시관 내외부에는 익룡이나 수장룡, 어룡 등 다양한 종류의 공룡들이 실물 크기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어, 호기심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관람할 수 있다.

[‘보석의 도시’ 익산의 문화사]

1. 귀금속보석산업단지와 보석도시 익산시

전라북도 익산시가 ‘보석의 도시’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익산시 지역이 백제의 금은 세공기술의 고장이었다는 점이다. 백제는 고대국가로서 미적 감각이 대단히 뛰어나고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남겼다. 백제의 화려한 금은 세공기술의 전통이 이곳 익산시에서 꽃피었다는 것이다. 백제의 익산 미륵사지[사적 제150호]나 왕궁터에서 당시 건설 작업을 수행한 공방지에서 각종 금과 유리 제작용 도가니와 동, 주석, 아말감 등의 잔류물이 출토되어 기록에서도 이런 사실이 확인되었다. 2009년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을 보수 정비하다 발견된 사리장엄구는 백제의 화려한 금은 세공기술로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둘째는 바로 익산시에 국내 유일의 귀금속보석산업단지가 있기 때문이다. 고대 백제부터 이어져 온 익산시의 귀금속 기술이 천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살아난 것이다. 귀금속보석산업단지는 1970년대에 이리공업단지[익산국가산업단지]에 설립되었다. 귀금속보석산업단지 설립은 1974년 마산에 이어 두 번째로 조성된 수출자유지역인 이리공업단지와 인연이 깊다. 전라북도 이리시[익산시]가 국내 유일 보석가공단지로 지정받게 된 것은 1975년 8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제7차 수출진흥 확대회의였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상공부의 보고를 받고, 이리시에 귀금속보석산업단지을 조성하고 이를 통하여 한국의 귀금속 보석산업을 수출 특화 산업으로 육성하도록 지시하였다고 한다. 당시 상공부 관계자는 “벨기에는 작은 박스 하나에 다이아몬드를 넣어 1억 달러를 수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고무신, 김 등을 다 수출해도 1억 달러가 안 된다.”라고 보고하였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전해진다[「전북도민일보」, 2013. 8. 8.].

정부의 당시 정책 목표 중 하나였던 수도권 인구 집중을 억제하고 지역으로 인구를 분산시키며 공업단지의 지역간 안배를 통한 균형 개발에도 적합한 사업으로 귀금속·보석 가공산업이 채택된 것이다. 이렇게 하여서 1975년 11월 14일에 대지 3만 4049㎡[1만 300평], 건평 2만 4575㎡[7,434평] 규모의 이리 귀금속보석 제1공단이 조성되었다.

당시 수출진흥 확대회의에서 상공부가 예로 들었던 벨기에의 보석 도시는 바로 엔트워프(Antwerp) 시였다.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 커팅 기술이라고 알려진 ‘엔트워프컷’으로 유명한 이 도시는 뉴욕과 함께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세계에서 생산된 다이아몬드 원석과 공업용 다이아몬드의 50% 이상이 엔트워프 시를 거쳐 가고 있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명성 있는 다이아몬드 연마사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앤트워프 시의 다이아몬드 부문의 연매출액은 한때 290억 달러였으며, 벨기에 전체 수출액의 8%를 기록하였다. 엔트워프 시에서 다이아몬드 산업에 직간접으로 종사하는 인구만도 2019년 기준 3만2600여 명에 이른다. 앤트워프 시는 다이아몬드 거래소 4곳과 특별 은행, 보안과 운송 업체, 브로커, 컨설팅 회사, 학교, 여행사, 호텔, 식당 등 연관 산업이 발전되어 있다.

2. 익산시 귀금속 보석산업의 역사

1970년대 중반 익산시에 귀금속보석산업단지가 들어선 것은 한국의 귀금속 보석 시장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한국에서 귀금속·보석 거래는 주로 결혼예물 시장이 주류였고, 전통적으로 명동 일대의 금은방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명동의 금은방은 결혼과 같은 특별한 일을 앞둔 고객들의 주문을 받아 세공한 다음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는 수공업적 핸드메이드[hand-made] 세공 방식이 주류를 이루었다. 또한 귀금속 보석산업은 특성상 은밀한 거래가 많아 정부 차원에서도 이를 양성화하겠다는 목표도 있었다.

익산시의 귀금속 보석산업이 시작될 때, 당시 상공부가 사례로 들었던 엔트워프 시의 보석산업은 이리 귀금속 보석산업의 미래이자 꿈이었다. 귀금속보석산업단지는 지정 이후 주요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해야 하는 악조건을 극복하며, 지역 산업으로 성장하였다. 당시 정부는 익산시[이리시]를 엔트워프 시와 같은 귀금속 보석산업의 성지로 발전시키는 것을 꿈꾸었다.

귀금속 보석산업은 정부의 기대만큼 크게 성장하지는 못하였다. 물론 귀금속 보석가공업체가 익산으로 모이면서 전국 각지에서 많은 기술자들이 익산시로 왔다. 이와 함께 원광대학교원광보건전문대학교에서도 귀금속 보석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공자들을 배출하기 시작하였다. 익산시의 귀금속 보석산업은 보석 세공뿐만 아니라 귀금속 가공 등에서 정밀주조 기법으로 대량 생산을 하면서 전국적 명소로 떠올랐다. 1980년대 말까지 한국 귀금속 수출산업에 큰 기여를 하였다.

귀금속 보석산업이 익산시로 집결하게 된 것은 이리공업단지가 보세구역으로 지정된 것도 큰 이유였다. 1978년 정부는「귀금속·보석류 보세구역 제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익산시 이외 지역의 업체들이 원자재 수입을 금지시켰다. 이 때문에 전국에 산재하여 있는 귀금속·보석 업체들이 이리공업단지로 이전하면서 귀금속보석산업단지는 건립 3년 만에 완전 분양을 달성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익산시의 귀금속 보석산업은 1980년대 중반 최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3저[저달러·저유가·저금리] 호황에 따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내수가 크게 증가하고 수출도 늘었다. 귀금속보석산업단지의 수출 규모는 1976년 7.3억 원에서 1985년 237억 원으로 증가하였고, 1987년에는 3저 호황에 힘입어 551억 원을 기록하였다. 이 시기에 귀금속 보석산업 종사자 수도 크게 늘어서 1976년 당시 610명에서 1989년 3,033명을 기록하였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정부는 1987년에 총면적 3만 2076㎡[9,703평], 대지 2만 1143[6,396평] 규모의 이리 귀금속보석 제2공단을 조성하였다.

당시 익산시의 귀금속 보석산업에서 가장 유명했던 품목은 다이아몬드 유사석인 큐빅 지르코니아(Cubic zirconia)였다. 큐빅 지르코니아는 값이 비싼 다이아몬드의 대체석으로 각광받은 품목이었다. 당시 미국과 유럽의 귀금속 관련 기업들이 익산 귀금속보석산업단지에 하청을 주고 이곳에서 큐빅을 임가공하여 재수출하는 형태였다. 익산시 귀금속·보석산업은 한때 큐빅 지르코니아 세계 수요량의 80% 이상을 수출하는 세계 최대 큐빅 지르코니아 임가공 생산기지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큐빅 지르코니아 시장은 노동력 집약적인 단순 가공산업으로 제조업의 범주에 머물렀고, 이 시기에 귀금속 보석산업을 고부가가치 브랜드 산업으로 육성하지 못하면서 익산시의 귀금속 보석산업은 시련을 겪게 된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전반적으로 근로자들의 인건비가 높아지면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생산 여건이 급속하게 악화되었다.

여기에 귀금속 보석산업에 후발 개발도상국들이 참여하면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익산시의 보석 가공업체들은 생산기지를 중국 등지로 이전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91년 보석 수입 자유화는 결정적인 타격이 되었다. 익산시의 귀금속 보석기업들 가운데 노동집약적 임가공 업체들은 중국 등지로 떠났고, 고급 기술인력을 확보한 전문기업들은 서울시 종로, 대구시 교동, 부산시 범천동 등지로 속속 이전하였다. 그에 따라 익산시의 귀금속보석산업단지는 종사자 수가 2001년에 822명으로 대폭 줄어들었으며, 2009년에는 483명까지 줄어들었다. 이 점은 2019년 지금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보석박물관, 익산의 새로운 문화산업으로 성장]

1. 귀금속 보석산업 클러스터의 도전

전라북도 익산시의 귀금속 보석산업이 침체기를 겪은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1990년대 이후 원자재 가격이 상승이 큰 이유다. 고급 보석의 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영이 악화되고, 고급 세공기술자들이 떠나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되었다. 이에 익산시는 보석산업을 관광산업과 연계시켜 국내 유일의 보석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보석박물관은 그 계획의 첫 번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1995년 민선 익산시장에 당선된 조한용 시장은 1996년 익산시 왕궁면 지역에 보석테마관광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시작하였다. 당시 익산시 영등동 귀금속보석산업단지에 있던 업체들과 전문가들은 처음에는 영등동 일대를 보석박물관 위치로 선호하였다. 그러나 당시 김동석 박사[2019년 작고]라는 수집가가 조한용 시장과 익산시에 보석 관련 자신의 소장품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위치 선정에 논란이 일었다.

김동석 박사는 보석박물관이 명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익산 IC와 가까워야 한다는 주장이었고, 익산시의 관련 기업체와 전문가들은 보석 관련 기관과 전시장이 모여 있는 익산시 영등동 일대에 건립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 일부에서는 현 익산시 국민생활관 자리를 주장하기도 하였다. 결국 보석박물관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소장 보석의 확보라는 실리와 장기적으로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교통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는 논리에 지금 위치인 익산시 왕궁면 동용리보석박물관이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왕궁보석테마관광지가 2002년 설립되었고, 2004년부터 익산시는 ‘귀금속보석산업 집적화방안’이라는 이름으로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는 크게 귀금속보석 전시판매센터와 보석가공단지의 두 개 영역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사업비는 202억 원 규모로 추진되었다. 익산시는 2004년 1월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 구축사업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2004년 10월 전라북도에서 지방재정 투융자 재심사 승인을 받은 후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 지원 사업으로 사업 추진을 결정하였다. 익산시의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는 2019년 현재 진행하고 있다. 당시 계획하였던 보석가공단지는 단지 조성 후 일부 분양이 이루어져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2. 유턴기업과 보석박물관의 미래

긴 침체기에 있었던 익산시의 귀금속 보석산업이 전환점을 맞은 것은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나갔던 관련 기업들 가운데 익산시로 돌아오는 이른바 ‘유턴 기업[국내복귀기업]’이 생기면서이다. 2010년대 초부터 꾸준히 의사를 타진하던 유턴 기업들은 아직 완전히 옮겨오지는 않았으나, 익산시와 계속 교류하면서 연결되고 있다. 익산시에서는 보석 관련 유턴 기업의 안착을 위하여 귀금속 보석산업과 문화관광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 인프라를 조성하고 있다. 연구개발센터, 아파트형 공장, 귀금속 보석 가공전문 창업보육센터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익산시의 귀금속 보석산업의 전성기를 이끈 것은 파인주얼리 중심의 보석사업이었다. 파인주얼리(Fine Jewelry)는 비싼 소재와 섬세한 세공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주요 소재가 금이나 백금이며, 보석은 다이아몬드나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의 값비싼 유색보석이 사용된다. 익산시의 귀금속 보석산업 전성기를 이끈 큐빅 역시 다이아몬드의 모조석으로 파인주얼리에 속한다. 익산시에서는 익산시의 귀금속보석산업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려면, 패션주얼리[코스튬 주얼리] 산업을 뛰어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파인주얼리 산업으로 발전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익산시의 귀금속 보석산업을 일반 제조업이 아닌 문화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점의 변화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