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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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高麗忠臣鄭氏 |
영어의미역 | Jeong, a Loyal Subject of Goryeo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일반성면 |
집필자 | 김동민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일반성면에 전해오는 진양정씨 가문의 충신에 관한 설화.
[채록/수집상황]
1980년 8월 7일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가 당시 경상남도 진양군 일반성면 창촌리 신촌마을에서 채록하였으며,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8-4에 수록되었다. 제보자는 손영권(남, 56세)이다.
[내용]
사봉면(寺奉面)에 진양정씨(晋陽鄭氏) 가문의 사당이 있는데, 사당 주인공 정씨의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사당 옆의 비석에 정씨의 사적(事績)이 다음과 기록되어 있다.
정씨는 조선 태조의 등극을 반대하여 벼슬을 버리고 신병을 핑계로 고향으로 내려왔다. 정씨가 방에서 손님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성계가 보낸 특사가 갑자기 들이닥쳤다. 실제로 아파서 내려갔는지 조사를 해 오라고 보낸 것이었다. 이에 정씨는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을 보자마자, 갑자기 눈 뜬 소경 행세를 하여 사람이 온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가만히 있었다.
특사가 확인을 위해 “대감님, 저를 모르시겠습니까?” 하고 묻자, “말씀은 들리는데 누구십니까?” 하고 보이지 않는 척했다. 옆에 있던 손님도 정씨가 눈뜬 소경이 되었다고 했다. 그걸 본 특사는 불과 몇 달 전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눈 뜬 소경이 되었다고 하니, 이상하게 여겨 솔잎을 한 주먹 떼어 와서 눈을 갑자기 찔렀다. 하지만 정씨는 정말 보이지 않는 듯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이에 특사는 정씨를 틀림없는 눈뜬 소경으로 인정하고 임금에게 사실 그대로 복명(復命)을 했고, 정씨는 이성계(李成桂)의 의심에서 벗어나 화를 면했다고 한다.
[모티브 분석]
「고려 충신 정씨」 설화의 기본 모티브는 이성계의 조선 건국에 반대하여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 고려 유신들의 충신불사이군(忠臣不事二君) 정신으로, 고려 말 창왕 때의 대사간 정온의 일화와 비슷하다.
정온은 나라가 혼란스러워지자, 소경을 가장하고 지리산 청학동으로 숨어들었다. 뒤에 조선의 임금이 된 이성계가 벼슬을 내렸지만 거절하고 끝까지 장님 행세를 했다. 세상 사람들은 그의 충절을 ‘포은(圃隱)의 사(死)(정몽주의 죽음)’, ‘야은(冶隱)의 거(去)(길재의 은거)’에 비겨 ‘우곡(隅谷)의 맹(盲)(정온의 눈멈)’이라고 칭하였다.
[의의와 평가]
고려 유신들의 충(忠) 사상을 강조하여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런데 이 「고려 충신 정씨」 전승담은 구체적으로 누구의 전설인지 알려져 있지 않다. 경상남도 진주시 사봉면에 사당이 있지만, 『진양지(晋陽誌)』에는 「고려 충신 정씨」 설화에 부합되는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