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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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鬼神退治- |
영어의미역 | Story of One Who Expelled Evil Spirits and Became Rich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금곡면 |
집필자 | 김동민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금곡면에 전해오는 한 뱃사공이 점괘 덕분에 귀신을 퇴치하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0년 8월 10일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가 당시 경상남도 진양군 금곡면 검암리 운문마을에서 채록하였으며,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8-3에 수록되었다. 제보자는 이숙조(여, 62세)이다.
[내용]
고기를 낚고 배질하며 사는 뱃사공이 있었다. 하지만 평생 살아 봐야 모이는 돈이 없어, 살 희망이 없어진 뱃사공이 하루는 신통하다는 점쟁이를 찾아갔다. 점쟁이가 복채로 천 냥을 내놓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다짜고짜 산의 바위 밑에 배를 매어 놓으라고 하였다. 그러고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래서 또 천 냥을 냈더니, 이번에는 어떤 날에 귀신을 만나거든 목침으로 물리치라는 말뿐이었다. 다시 또 천 냥을 내놓으니 밤에 기름 종지를 만나면 샘을 들여다보지 말라고 하는 것이었다.
돈이 없어 더 묻지 못한 뱃사공은 산 밑에 배를 매어 놓고 지향없이 갔다. 한 골짜기에 들어가니 기와집이 있었는데, 대청마루에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조그만 머슴아이가 하나 나왔다. 뱃사공이 날이 저물어 재워 달라고 하니, 여기서 자면 목숨이 위태롭다고 했다. 밤에 귀신들이 오는 집이라 놀라 죽게 된다는 것이었다. 뱃사공은 죽어도 괜찮으니 자고 가겠다며 차려주는 저녁을 배불리 먹고, 창호지 서너 권과 엽초를 달라고 했다. 그리고 대밭에서 큰 대를 가져와 담뱃대를 만들었다. 밤중이 되자, 뱃사공은 종이에 화상을 그려 팔랑개비를 붙여놓고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담배를 심하게 피웠다.
드디어 대문이 열리고 두런두런 말소리가 나더니, 귀신들이 들어왔다. 한 귀신은 뱃사공을 보고 대인이 하나 앉았다 하고, 또 한 귀신은 오늘 저녁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하고, 또 한 귀신은 못 잡겠다고 하고, 마지막에 들어온 열두 번째 귀신은 대인이 앉았다 하였다. 뱃사공은 점쟁이가 한 이야기가 생각나서 깔고 앉았던 목침을 집어던졌다. 그제야 귀신들이 그것을 받아 나가면서 “우리 물건을 이제야 찾았네. 이걸로 괜히 애석한 목숨만 많이 보냈네.”라고 하였다.
그 목침은 기와집의 윗대 조상 중 한 사람이 소나기 때문에 황토밭에 떠내려 오는 것을 주워 온 것인데, 본래 주인이었던 귀신이 찾으러 오자 기와집 사람들이 그 귀신들을 보고 놀라 죽은 것이었다. 귀신이 모두 가고 난 뒤에 뱃사공이 집안으로 들어가 보니 한 여자가 기절해 있었다. 뱃사공이 여자를 주물러 깨워 여자가 살아나 뱃사공과 여자가 함께 살게 되었다.
그로부터 삼 년이 흐른 뒤, 뱃사공은 옛집이 생각나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뱃사공의 아내는 바가지를 긁으면서 기름등잔을 뱃사공의 얼굴에 집어던졌다. 뱃사공은 눈을 뜰 수가 없자, 얼굴을 씻으려고 샘으로 갔으나, 기름 종지를 만나면 샘을 보지 말라는 점괘가 생각나서 샘을 보지 않았다. 사실 샘 속에는 아내의 새서방이 들어 있었다. 아내는 새로 얻은 새서방을 샘 속에 숨겼다가 남편이 얼굴을 씻으러 가면 남편을 끌어당겨 죽일 작정이었던 것이다. 계획이 실패하자 아내는 새서방보고 나오라고 했다. 이 모습을 본 뱃사공은 아내와 사내를 죽이고 다시 골짜기에 있는 기와집으로 돌아가서 기와집 여자와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브 분석]
「귀신 퇴치하고 잘 산 이야기」 설화의 기본 모티브는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이다.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의 모티브는 여자가 괴물에게 납치당하면 용사는 지하의 좁은 문으로 내려가 여자를 만나서 여자가 주는 음식을 먹고 힘을 길러, 괴물을 죽이고 여자와 함께 돌아와 혼인을 한다는 것이다.
「귀신 퇴치하고 잘 산 이야기」 설화의 주인공은 평범한 뱃사공인 반면,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는 초인적인 용사이다. 또한, 전자의 귀신은 지상에 있고 후자의 귀신은 지하에 있다는 차이가 있다. 말하자면 「귀신 퇴치하고 잘 산 이야기」 설화가 조금 더 현실에 접근하고 있으며, 점괘의 예언이 큰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가난하게 살던 사람이 귀신을 만나 부자가 되어 잘 살게 된다는 내용의 설화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특히 진주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귀신 퇴치하고 잘 산 이야기」 설화는 탄탄한 서사 구조가 돋보인다. 또한, 귀신을 퇴치할 수 있게 한 점쟁이의 점괘를 통해 전통적인 무속에 대한 한국인의 깊은 신앙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