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과 노동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할 목적으로 조직된 단체.

[변천]

경상남도 진주지역의 노동운동은 노동조합 연대조직을 중심으로 크게 두 시기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제1기(1987~1992년)는 진주지역 민주노조연합의 결성과 활동이 중심이 되었던 시기이며, 제2기(1993~2000년)는 민주노총 진주지역협의회의 활동을 중심으로 지역노동운동이 전개된 시기이다.

제1기 지역노동운동의 연대조직으로 진주지역 민주노조연합을 꼽을 수 있다. 1987년부터 1992년 사이의 진주지역은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고, 중소영세규모 기업체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전국적 수준에서 결성되기 시작한 지역노조협의회 결성 추세에 비춰보면 경상남도 진주지역의 노조연합체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결성되었다.

조직적인 연대활동은 주로 임금단체협약(임단협)과 관련된 공동투쟁을 전개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연대행동은 타사업장에 대한 노조지원, 지지방문, 집회개최 등 낮은 수준의 활동이었다. 주요 파업에 들어간 업체로는 삼미금속과 신화직물을 들 수 있고, 한국호꾸신과 한국마그넷 등의 사업장에서도 투쟁이 전개되었다. 한편, 이 시기에는 진주지역의 노동운동을 지원할 수 있는 외부지원단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이들 외부지원단체를 대신하여 이석행을 중심으로 하는 대동중공업노조의 역할이 컸는데, 이를 통해 외부에서의 지원이 아닌 지역의 노동조합대중조직 자체 내에서 노동자교육 및 노조결성지원이 이루어졌다. 또한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국가의 지역노조탄압과 총액임금제, 무노동무임금 원칙 등의 강제 적용 등이 이어져, 자본의 논리 및 정부의 노동정책은 동일하게 노동운동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제2기 지역노동조합의 연대조직으로는 민주노총 진주지역지부가 대표적이다. 1996년 2월에 결성된 민주노총 진주지역지부는 기존 제조업노조와 공공부문 병원노조가 참여하여 그동안 금속산업노조를 중심으로 결성된 진주지역 노조연합의 조직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민주노총 진주지역부는 조직 면에서 조합원의 직접적인 참여가 아니라 대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간선제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다양한 산업부문 노조의 이해를 조정하기 어려운 현실적 조건이 조직의 구성형태에 반영된 것이다. 1997년 민주노총이 합법화된 이후, 전 산업에 걸쳐 노조가입이 이루어졌으나 지역 내의 노조 간 연대활동이나 전국수준의 노동운동과의 교류는 긴밀하지 못했다. 이는 민주노총이 산업별 연맹을 기본축으로 하는 종적인 체계였으며, 따라서 지역단위의 횡적인 연대가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시기에는 대체로 노사 간의 단체교섭이 안정화되어 분규의 빈도나 정도에 있어 비교적 온건한 투쟁방식이 선호되었다. 동서산업, 신호제지, (주)신흥 등 화학산업 노조 민주화가 성취된 것으로 평가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1996년에는 민주노총 진주지역지부를 조직적 매개로 하여 화학산업노조와 경상대병원, 진주의료원 등의 병원노조가 지역노동운동의 주도적 거점이 되었다. 그러나 1998년 경제위기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결과 노조탄압, 인원감축 등의 관련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이들의 활동은 위축되었고, 지역노동운동은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독립적인 공간을 가진 ‘나눔터’와 카톨릭 노동상담소에 의해 노동자교육 및 상담지원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는데, 나눔터에서 노동교육을 받은 노동자들은 화학산업노조 민주화의 주역이 되기도 하였다.

전국적 수준에서 산업 전반에 걸친 민주노조총연맹(민주노총)이 1995년 11월에 창립되었고, 진주지역에서는 1996년 2월 진주지역지부가 결성되어 민주노총 중앙차원의 사업지침에 따른 전국적 수준의 노동운동과 지역단위의 운동이 결합되었다. 진주지역에서는 민주노총의 기업별 노조체제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지역 내의 일반노조 결성을 시도하고 있다. 일반노조간의 연대를 통한 지역노동운동의 새로운 흐름으로 기존 노동운동의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산별체제로 완전히 전환되지 않은 환경에서 지역일반노조는 기업별노조체제 하에서의 지회(지부)적 성격을 띠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전체 노동조직과 운동방향에 있어 일종의 과도적 전환기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