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7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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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遁甲- |
영어의미역 | Tale of Metamorphosis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대곡면 |
집필자 | 김동민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대곡면에 전해오는 잡귀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0년 8월 11일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가 당시 경상남도 진양군 대곡면 단목리 단목마을에서 채록하였으며,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8-4에 수록되었다. 제보자는 조초악(여, 67세)이다.
[내용]
어떤 집에서 세 가지 비밀을 적은 종이를 궤 안에 넣어두었다.
그 집 새신랑이 장가를 가려고 하는데, 근신하는 몸종이 쇠죽을 끓이다가 사랑방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원념이 실린 물건이 화하여 사람을 해칠 잡귀같이 된 것들이었는데, 새신랑이 장가갈 적에 죽이자는 이야기였다. 잡귀 한 놈이, 자기는 청실배가 되어 새신랑이 먹으면 죽게 하겠다고 했다. 또 한 놈은, 옹달샘의 새파란 물이 되어 새신랑이 먹으면 죽게 하겠다고 했다. 또 한 놈은, 그래도 죽지 않으면 새신랑이 장가가서 행례(行禮)하고 방에 가서 앉을 때 송곳이 되어 똥구멍을 쑤시겠다고 했다.
새신랑이 역마 위에 얹힌 가마를 타고 장가가는 날, 몸종은 굳이 자기가 말고삐를 몰았다. 가는 도중 청실배가 조롱조롱 열려 있었고 새신랑이 그것을 따오라고 했다. 종은 그것을 먹으면 안된다고 하면서 말고삐를 단단히 잡고 말채로 때리면서 말을 빨리 몰았다. 그리고 좀 가니 옹달샘에 새파란 물이 있어 새신랑이 말을 세우고 물을 떠오라고 했지만 종은 또 안된다고 하며 말을 몰고 달아났다. 마침내 장가를 가서 행례하고 청사초롱 들고 방에 들어가 앉으려고 하는데, 종이 새신랑을 떠밀어버리고 송곳을 빼냈다. 방바닥에 엎어진 새신랑은 자기를 창피하게 했다며 집에 가면 종을 죽이겠다고 했다.
어쨌든 다시 집으로 돌아올 적에도 종은 혹시 몰라 자기가 말을 몰았으나, 돌아오는 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새신랑이 다른 종들을 시켜 그 종을 잡아 묶으라고 하자, 종은 상객(上客)과 새신랑 아버지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자초지종을 들려주었다. 그리하여 궤 안을 찾아보니 세 조각으로 적어 놓은 게 있었는데, 종이는 가만히 있고 잡귀가 되어 날아갔다. 그래서 종이를 불살라버렸다.
[모티브 분석]
이 설화의 기본 모티브는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가 여자로 둔갑하여 소나 말을 잡아먹고 사람까지 해친다는 구미호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의 둔갑 이야기는 대부분 여우가 등장하고 있는 반면 진주 지역의 둔갑한 이야기 설화는 종이가 잡귀로 둔갑하였다는 차이점을 보인다.
[의의와 평가]
괄시받는 미천한 종이 지체 높고 콧대 센 상전의 목숨을 구해줌으로써, 기존의 신분제도에 대한 풍자 내지는 도전으로도 볼 수 있다. 또한 이야기가 적힌 종이가 잡귀가 되어 사람을 해치려 한다는 변신담이 특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