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8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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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Fox Ghost |
이칭/별칭 | 미구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명석면 |
집필자 | 김동민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명석면에 전해오는 매구의 변신담.
[채록/수집상황]
1980년 8월 5일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가 경상남도 진양군 명석면 신기리 새마을에서 채록하였으며,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8-4에 수록되었다. 제보자는 이영상(여, 당시 61세)이다.
[내용]
어떤 사람이 딸을 키우는데 밤중이 되면 탈탈 털고 나가곤 하였다. 그래서 어머니가 살펴보니 밖을 나가 담을 후딱 넘어가는 것이었다. 섬뜩하여 따라가지는 못하고 한참 있으니 돌아왔다. 이튿날 저녁에도 그 시간이 되어 자는 척 하고 있으니, 딸은 “참 기분 나쁘다. 자지도 않고 매구 짓을 하고 있네.” 라고 말하고 나서 착 누워 있더니, 매일 그렇게 해도 내가 그 시간을 못 넘기겠다며 살랑 나갔다.
어머니가 무서워 따라가지 못하고 문구멍으로 보니 또 담을 팔짝 뛰어 넘어갔다. 잠을 자지 않고 있으니 또 살짝 들어와, “자지도 않고 숨 쉬고 있다.”고 혼자 중얼거리더니 살랑 누웠다. 그런데 문에 달빛이 환하게 비추는데 계집애 인물이 아주 좋았다. 그래 저렇게 한창 꽃같이 피는데 저게 무슨 일인고 싶어 잠이 안 오고 입맛이 떨어지고 남에게 알려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고 고민했다.
그때는 여자애를 보국대(報國隊) 가는 것처럼 그렇게 잡아들이는 시대였다. 그래서 딸을 지서(支署)에 가두나 이대로 두고 보나 하고 마음을 졸이다가 남편과 아들에게 살짝 알려주었다. 그러자 그 날 저녁 아버지와 아들이 딸을 따라갔다. 딸은 줄곧 산길로 들어가 묏등에 가서 세 번 재주를 넘으니 묏등이 갈라지고, 거기로 들어갔다. 아버지와 아들은 딸이 나올 시간이 되자 무서워 일찍 왔더니, 딸은 나중에 뒤쫓아 와서 자는 척 하는 식구들에게 “여기도 다 알고 있다.”고 하였다.
하는 수 없이 다음 날 딸을 지서에 가두었는데 부모가 면회를 가면 “왜 나를 여기 가두었느냐.”고 하면서 풀어달라고 애걸하였다. 한 달을 굶주려도 얼굴에 축이 안 났고 나중에는 너무 얘기를 많이 해서 풀어주었다. 그랬더니 집안사람들을 잡아먹어 몰살시켰다.
[모티브 분석]
이 설화의 기본 모티브는 매구[천년 묵은 여우가 변하여 된다는 괴이한 짐승]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유형의 민담이다. 한국에는 옛날부터 여우가 천년을 묵으면 괴이한 모습의 매구가 된다는 속설이 있다. 그런데 “여우보다 더한 매구 같다.”는 말이 있을 만큼 매구는 여우보다 더 두렵고 저주받는 짐승이었다.
매구가 어떤 집의 딸로 변신하여 그 집안 식구들을 모두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는 많이 전해지고 있는데, 당시 사람들이 매구 이야기를 사실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의의와 평가]
일반적인 매구 이야기는 매구가 집안 식구를 다 잡아 먹었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전해지고 있는데, 진주시 명석면에 전해오는 이 매구설화는 자세하고 실감나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