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874 |
---|---|
영어의미역 | Father-in-Law Who Bet His Daughter-in-Law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명석면 |
시대 | 조선/조선 |
집필자 | 김동민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명석면에 전해지는 똑똑한 며느리에 얽힌 문자 재담.
[채록/수집상황]
1980년 8월 5일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가 경상남도 진양군 명석면 신기리 새마을에서 채록하였으며,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8-4에 수록되었다. 구술자는 강재성(남, 66세)이다.
[내용]
조선시대 중엽 서울에 한 정승이 살았는데 가세(家勢)가 기울어 인망가폐(人亡家廢)가 되었다. 독자(獨子) 아들이 서른 살 정도 되어 죽었다. 그래서 서울에는 살 수 없으니 시골로 가서 남모르게 세월이나 넘긴다고 이사한 곳이 덕산(德山) 대원사 앞이었다.
대원사 중이 매일 그 집에 놀러 와서 보니 며느리가 탐이 나서 시아버지에게 자기가 글을 지어 당신이 답을 주면 백 석 곳집을 주고 답을 못하면 며느리를 달라고 했다. 시아버지는 정승 재직 중에 시관(試官)으로 있던 사람이라 글은 남보다 박식했으므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중은 “노승이배왈 소승배라(老僧拜曰少僧拜).”라고 했다. 즉, ‘늙은 중이 절을 하면서 소승이 절합니다.’ 그런 말을 하면서 답을 하라고 하는데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닷새 동안 말미를 주고 돌아갔는데 나흘이 지나도 답을 몰라 식음을 전폐하고 큰 걱정을 하였다.
며느리가 물어도 말을 하지 않고 반죽음 상태로 있다가 닷새 되는 아침이 되었다. 며느리가 시아버지 방의 문을 열려고 해도 잠긴 채 열리지 않았다. 이유를 물으니 그 중 이야기를 했다. 며느리는 그런 일로 걱정하느냐며 “사어매왈 생어매라(死魚賣曰生魚賣).”고 했다. 즉, ‘죽은 고기를 팔면서 산 고기 사소.’ 그렇게 하라고 했다.
밥을 먹고 의관을 갖추고 있으니 중이 와서 한시(漢詩)의 대구(對句)를 지었냐고 물었다. 그래서 며느리가 시키는대로 말했더니 중은 곡식이 들어 있는 곳집을 주며 항복하고 갔고, 그들은 한 밑천 잡고 살았다.
[모티브 분석]
이 설화처럼 대구(對句)를 맞추는 재담은, 작시문답(作詩問答)으로 대구를 채워 한시의 묘미를 살리는 이야기이다. 널리 알려진 것으로 「중국 사신과 뱃사공의 문답」이 있다. 중국 사신이 온다고 하여 글 잘하는 사람을 뽑아 압록강에서 뱃사공 노릇을 하도록 했는데, 뱃사공은 한쪽 눈이 멀었고 사신은 코가 삐뚤어져 있었다는 인물 설정부터가 익살과 해학성이 짙다.
진주 설화도 중이 남의 집 과부 며느리를 넘보는 상황을 다룬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리고 사신이 먼저 운(韻)을 떼고 뱃사공이 멋지게 대응하였다는 것과, 중이 지어 보인 한시에 며느리가 훌륭한 대구를 지어 항복을 받아낸 것은, 약자(여자, 혹은 조선)가 강자(남자, 혹은 중국)를 물리쳤다는 점에서 통쾌함을 느끼게 하는 공통점이 있다.
[의의와 평가]
일반적으로 구비 전승되는 다른 설화들과는 달리 어려운 한시(漢詩)가 들어 있어 한문을 잘 아는 유식한 사람이 처음 지었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