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6013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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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口碑傳承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충청남도 예산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표윤명 |
[정의]
충청남도 예산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하여 온 민간 예술.
[개설]
구비전승은 기록문학이 생기기 이전에 말로 전하여 온 언어예술을 일컫는 말이다. 구전되는 것 중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속담, 수수께끼 등을 통틀어 가리킨다. ‘구비(口碑)’라는 말의 어원은 비석에 새겨 놓은 것처럼 오래도록 전하여 온 말을 뜻하는데, 돌에 새긴 비석보다 말에 새긴 비석이 더욱 진실하다는 생각에서 ‘석비(石碑)’에 빗대어 ‘구비’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다. 말로 전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마음에 새긴 것처럼 절실하다는 점을 담아낸 표현이라 하겠다. 즉, 구비전승은 단순한 구전이 아니고 절실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사연을 일정한 형식이나 구조를 갖추어 나타내는 예술을 일컫는다.
예산군의 구비전승은 주로 설화와 민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설화에서는 지역별로 특색 있는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는데, 덕산의 온천을 비롯한 지명 이야기와 가야산을 중심으로 한 호랑이 이야기, 그리고 임존성 등 역사에 바탕을 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충과 효, 그리고 우애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도 많이 전한다.
예산에 전하여 오는 민요는 농촌 지역답게 「논매기소리」, 「농부가」 등 농요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시집살이노래」나 「자장가」 등 생활의 애환을 읊은 민요와 더불어, 잡가나 판소리 등에서 파생한 「성주풀이」, 「육자배기」, 「수심가」, 「아리랑」, 「늴리리야」, 「토끼타령」, 「산타령」 등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설화와 전설에는 산업화로 말미암아 황폐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 줄 수 있는 이야깃거리, 예를 들어 부모와 자식 간의 도리와 부부간의 의리, 그리고 친구 간의 의리 등 귀감이 될 만한 이야기가 많이 전하여 온다.
[설화]
예산군의 설화는 지역성과 역사성을 지닌 전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명적인 요소와 역사적인 요소를 함께 담고 있는 전설로는 향천사의 유래와 금오산에 관련한 전설, 웬수봉에 얽힌 백제이야기, 닭재산의 최영장군설화, 우애비, 월성위묘와 화순옹주 이야기가 있다. 예산 설화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지명과 관련된 설화가 많다는 점이다. 금까마귀 설화가 얽혀 있는 금오산, 말을 죽였다는 마살리고개, 백제의 한이 담겨 있는 웬수봉, 최영 장군을 도왔다는 닭재산, 수덕사와 덕숭산의 전설이 얽혀 있는 수덕 도령 이야기, 덕산온천, 국사당보 등 그야말로 이름 있는 곳은 모두 전설과 설화가 담겨 있다. 「서낭나무 전설」과 「느티나무의 한」, 「향천리 은행나무」 등은 나무에 얽힌 전설인데, 조상들의 자연관을 알 수 있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오래되고 커다란 나무에 대한 경외심과 자연에 대한 숭배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가야산과 천방산 등 금북정맥이 예산 지역을 흐르고 있어서 호랑이 또는 얼룩범이라 일컬어지는 표범에 대한 설화도 많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호랑이는 영물이라는 인식 때문에 예로부터 두려움의 대상이자 존경의 대상이며 산신령의 화신으로 모셔지기도 했다. 그러나 예산 설화에서는 호랑이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리온에 놀라 쫓기는 호랑이」가 대표적이다. 그런가 하면 「효성에 감동한 호랑이」와 같이 의리를 알기도 하고 「가재를 잡는 호랑이」처럼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예산 지역은 가야산이라는 큰 산을 배경으로 하기에 호랑이에 대한 설화가 많다.
해학적인 설화도 예산설화의 특징으로 나타난다. 몹시 놀란 탓에 “보광골 이생원의 망태 속에 칼이 들어 있는 줄을 모르느냐?”라는 말을 “이광골 보생원 칼 속에 망태가 들어 있는 줄을 모르느냐?”라고 외치는 「보광골 이생원」과 「호랑이와 간사한 여우」 등에서는 예산 사람들의 해학을 엿볼 수 있다.
‘충효의 고장’이라 불리는 예산답게 충(忠)과 예(禮), 그리고 의리를 강조하는 설화도 적지 않다. 「효성에 감동한 호랑이」의 의리와 임금에 대한 장예산의 충성심, 그리고 쌍효각에 얽힌 효 이야기, 열녀바위에 전해지는 열녀와 진실한 친구의 의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가 하면 불의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오형제바위에 전해지는 비극적인 가정사와 「무명 한 필에 사발 하나」에 전해지는 남편의 무심함, 그리고 「배꼽 밑에 사마귀와 똥만두」처럼 옳지 않은 일에 대한 복수, 「접동새와 까마귀의 전설」에 전해지는 슬픈 이야기 등이 대표적이다.
[민요]
예산 지역의 민요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잡가나 판소리에서 파생한 노래이다. 20세기 대중매체가 발달하면서 방송과 기록 등의 경로를 통해 전파된 것이다. 「산타령」, 「방아타령」, 「경복궁타령」, 「노랫가락」, 「창부타령」, 「새타령」처럼 대중적 인기를 얻은 노래부터, 「성주풀이」, 「육자배기」, 「수심가」, 「아리랑」, 「늴리리야」, 「토끼타령」, 「산타령」, 「흥부노래」, 「춘향노래」 등이 있다.
다음으로는 노동요와 의식요가 주를 이루었다. 노동요에는 「옹헤야」를 포함한 여러 갈래의 「보리타작노래」, 「모내기노래」가 가장 많고, 「논매기노래」, 「밭매기노래」, 「농투잡이요」[농사꾼노래], 「방아노래」, 「강실도령요」, 「목화따기노래」, 「밤 따는 처녀」, 「새쫓기노래」 등이 있다. 의식요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상엿소리」와 「집터다지기노래」이다. 상례(喪禮)와 관련한 「상엿소리」와 「달구소리」, 집을 짓거나 이사를 한 뒤 성주신에게 집안의 안녕을 비는 「집터다지기소리」는 모든 마을에 전해져 불리고 있다. 「고사풀이」, 「액풀이요」[액막이노래]도 의식요에서 빠질 수 없는 노래이며, 여러 편이 전한다.
유희요는 다양한 사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양적으로는 「사랑가」가 가장 많다. 유희요는 각종 사물을 소재로 하거나 언어유희적 성격을 지닌 것이 주를 이루며,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가 많이 섞여 있다. 「술래잡기노래」, 언어유희로 풀어 가는 여러 갈래의 숫자놀이요, 「담방구노래」를 비롯한 여러 편의 방구노래, 한글 교육에 쓰이던 국문풀이요, 노름을 소재로 한 「투전타령」과 「화토노래」, 발을 세는 놀이를 하며 부르던 「발세기노래」, 잡은 물고기를 꿰미에 꿰며 부르는 「꿰미요」, 그 밖에도 「코흉보기노래」, 「가자가자노래」를 비롯한 놀이 관련 노래가 많다. 「사랑가」는 남녀 간의 사랑, 만남과 이별, 그리움을 담은 노래이며, 더러는 노골적인 성기 노출이나 성행위를 묘사하는 성요(性謠)도 있다.
여인네들이 부르는 부요(婦謠)로는 「베틀노래」, 「베짜기노래」를 중심으로 한 노동요가 중심을 이룬다. 그리움을 표현한 상사요(相思謠), 아기와 놀아주거나 재울 때 부르는 「둥기야」, 「달강달강」 계열의 노래가 여러 편씩 채록되고, 부녀자의 덕을 훈계하는 계녀요(誡女謠)도 전해진다.
동식물을 소재로 한 노래로는 「나무요」, 「장승요」, 「꽃노래」, 「산신요」, 「새타령」, 「부엉이노래」, 「바위타령」, 「음식타령」, 「댕기노래」, 「거미노래」, 「잠자리잡기노래」, 「가재노래」, 「미나리노래」, 「고사리노래」, 「나물노래」, 「파랑새노래」, 「닭노래」 등이 있고, 이 밖에 「욕하기노래」, 「꼬부랑노래」, 「치장요」, 「장타령」[각설이타령], 「각시요」, 「영감요」, 「똥오줌싸개노래」, 「헐뜯기노래」[비방요], 「추위요」, 「큰애기요」 따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