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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원 목사의 두 아들(손동인과 손동신)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3D020202
지역 전라남도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무성

1948년 10월 19일 제주 4·3사태를 진압하기 위해서 여수에 집결했던 군인들 중 사회주의 계열 군인 일부가 봉기하였다. 이들은 불과 네 시간 만에 여수 시내 경찰서와 파출소, 군청, 역 등 주요 기관을 장악하고 이어 순천까지도 점령하였다. 이 당시에 손양원 목사의 두 아들 손동인손동신은 순천사범학교와 순천중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이 두 형제는 학교 안에서 기독교 복음을 전하며 공산주의를 비판하였다. 이 때문에 봉기군들이 이들을 체포하여 총살하였다.

애양원교회에 이 소식이 전해진 것은 사고 발생 나흘 뒤인 10월 25일이었다. 이를 전해들은 손양원 목사 내외는 물론 애양원 식구들도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신도들이 시신을 거두어 27일 장례식을 치른 후 지금의 애양원동산에 묻었다. 이들이 총살될 때 애양원교회에서는 부흥회가 계속되고 있었다. 부흥회 도중에 이런 변을 당하게 되자 부흥 강사는 장례식 주례까지 맡게 되었다. 장례식은 간단했으나 이 땅에서 최고의 산제사를 올리는 엄숙한 순간이었다. 그날 손양원 목사의 마지막 인사는 모든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여러분, 내 어찌 긴 말의 답사를 드리지요. 내가 아들들의 순교를 접하고 느낀 몇 가지 은혜로운 감사의 조건을 이야기함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을 나오게 하였으니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께서 하필 내게 주셨는지 그 점 또한 주께 감사합니다. 셋째, 삼남삼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를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이지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하물며 전도하다 총살로 순교당하였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섯째,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 갔으니 내 마음 안심되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곱째, 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로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여덟째, 내 두 아들의 순교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길 것이 믿어지니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아홉째, 이 같은 역경 중에서 이상 여덟 가지 진리와 하나님의 사랑을 찾는 기쁜 마음, 여유 있는 믿음 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 감사합니다.

끝으로 나에게 분수에 넘치는 과분한 큰 복을 내려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이 일들이 옛날 내 아버지 어머니가 새벽마다 부르짖던 수십 년간의 눈물로 이루어진 기도의 결정이요, 나의 사랑하는 한센병 형제자매들이 23년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기도해 준 그 성의의 열매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손양원 목사의 말에는 자신과 관련된 일에서 사적인 이익을 챙기기보다는 철저히 자신을 바치는 멸사봉공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전쟁통에 피신을 권유하는 주변 사람들의 강한 요청에도 자신의 죽음을 통한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였기에 자신의 목숨을 바쳤던 것이다. 보신을 위해 자신만 안전을 찾아 떠날 수 없다는 그의 진정성에는 성경의 말씀을 현장에서 실천하겠다는 초기 기독교의 근원적인 사상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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