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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근상을 주는 부녀회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3C010301
지역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길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에는 다섯 개의 행정리가 있고 마을마다 어촌계와 부녀회가 운영되고 있다. 남외마을군내리의 항구와 맞닿아 있는 해변 지역이다. 각 부녀회의 운영 자금은 공동 어로 작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주 수입원이 되기 때문에 다섯 개 마을이 적당하게 해변 지역을 나누어서 관리하며 어로 작업을 하고 있다.

섬마을인 송도마을은 섬 주변 해안을 점유하고 있고, 바다가 없는 군내마을은 예전 송도에 사람이 얼마 살지 않아 군내리송도를 관리하던 관행에 따라 송도에서 군내리가 바라보이는 부근의 해변을 관리한다. 서외마을·동내마을·남외마을은 마을의 경계에 따라 서편 해변은 서외마을이, 벽송정을 중심으로 새정목에서 망월대 아래까지는 남외마을이, 망월대에서 동쪽 산밭기미의 신기리와의 경계까지는 동내마을이 관리하고 있다.

남외마을 부녀회는 1949년생인 강경남이 부녀회장이다. 매사에 조용하고 사람 좋게 보이는 인상으로 묵묵히 먼저 나서서 일하는 타입이다. 부녀회장 임기는 3년이지만 벌써 세 차례의 연임하여 8년째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점만 보아도 부녀회원들의 신뢰의 정도를 짐작할 만하다. 남외마을 부녀회 회원은 38명이다. 남외마을 가구 수 106세대에 비하면 적은 수이지만, 마을에 적극적으로 봉사하는 회원들이 대부분이란 점을 들어보면 말 그대로 정예 요원으로만 구성되었다 말할 수 있다.

남외마을 부녀회 활동 자금은 남외마을에 관리권이 있는 해변에서 조개와 톳을 공동으로 채취하여 팔아서 충당한다. 조개와 톳을 채취할 만해지면 부녀회장이 회원들의 의견을 구한 뒤에 날짜를 정하여 공동으로 작업한다. 채취 작업에 나오지 못하면 벌금이 2만 원인데, 공동 작업으로 채취하여 판매한 돈이 필요한 활동 자금보다 많아지면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그 나머지를 똑같이 나누기 때문에 벌금을 무는 것이 그다지 손해 보는 일은 아니다.

매월 25일이면 부녀회 월례 모임을 갖는다. 이때는 부녀회의 대소사를 논의하게 되는데 매월 부녀회가 할 일을 점검하고 방법을 논의하게 된다. 부녀회 모임에 1년간 결석을 하지 않으면 개근상을 주는 게 군내리 부녀회의 오래된 전통으로, 수십 년 전부터 전해져오는 부녀회의 명예이며 자랑이다. 시상은 매년 1월쯤에 하는데, 상품은 3,500원에서 4,000원 정도의 샴푸나 화장지 세트와 같은 값싼 생활용품이지만 부녀회원들에게 개근상은 1년간 마을을 위해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자랑거리로 여겨져 왔다.

남외마을 부녀회 모임은 회원들에게 요긴한 비자금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회의에 나올 때마다 10,000원씩을 적금으로 적립하여 3년이 되면 찾아서 돌려주는데, 공동 어로 작업이 있을 때는 거기에서 나온 돈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이렇게 3년이 지나고 나면 42~43만 원 정도가 모여 농촌에서 만져 보기 힘든 돈이 된다.

남외마을 부녀회의 가장 큰 일은 봄과 가을의 마을 경로잔치이다. 어촌계의 수익금이나 성공한 향우의 기부금 등을 밑천으로 부녀회원들이 분담하여 준비한다. 음식을 식당에 주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돈도 많이 들고 음식 맛도 덜하여 부녀회원들끼리 나누어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남외마을 부녀회가 하는 일 중에 또 한 가지가 마을청소이다. 1~2개월에 한 번 정도지만 오랫동안 방치되는 쓰레기를 부녀회에서 치우고 있다는 점만 보아도 부녀회의 마을 사랑을 잘 말해준다 하겠다.

올해는 모처럼 남외마을 부녀회가 단체 여행을 다녀왔다. 가까운 경상남도 남해와 사천으로 다녀오는 여행이었지만, 모처럼의 부녀회원끼리의 단체 여행인지라 씩씩하고 명랑 쾌활하며 억세고 생활력 강한 돌산댁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돌아왔단다.

남외마을 부녀회에는 회장과 총무를 두고 있다. 기금은 크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200여만 원 정도만 유지한다고 한다. 부녀회 자금이 많아지면 부녀회원끼리 나누어서 항상 적정 기금만 유지를 하는데, 주변 부녀회에서 기금이 많아져 회비 사고가 났던 경험 때문이다. 현재 부녀회의 최고령 회원은 80세이며 최연소가 43세로 회원 대부분이 고령화가 되어 가고 있다. “요즘 새댁들은 모임에 들지 않으려고 하고 공동 작업도 잘하지 못해서 앞으로가 걱정이에요.”하며 다들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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