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7020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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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군산시 |
집필자 | 박순호 |
[정의]
전라북도 군산 지역에서 채록된 민담.
[개설]
민담 『원님놀이 하는 아이』는 1982년 7월 31일 군산역 부근 한 노인에게서 채록되었다.
[내용]
옛적에 삼베 장시 한 사람이 삼베짐을 지고 고개를 넘어가는듸 키가 구 척이나 되는 사람이 하나 딸어옴서 짐이 무거우면 지가 좀 저다 줄그냐고 혔다. 삼베 장시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 괜찮다고 허고 그냥 가는듸 이 사람은 또 지가 저다 주마고 혔다. 그리도 괜찮다고 허고 그대로 갔다. 한참 가다가 그 사람은 또 짐을 저다 줄그냐고 물었다. 하도 그리싸니께 나중에 어디 사는 누구냐고 물었다. 그 사람은 “사는 곳은 장사허다 판난 듸고 성은 빌어먹다 판난 성이고 이름은 생인 탈복이라,”고 혔다. 삼베 장시는 그게 무신 소린지 잘 몰랐지만 그 사람이 도둑놈같지도 않이서 삼베짐을 주었다. 그릿더니 그 사람은 삼베짐을 지고는 쏜살같이 갔다. 삼베 장시는 한참 딸어갔는듸 어떤 산중에 들어가서는 그 사람이 어디로 가 버렸는지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 삼베 장시는 기가 막혀 기운 없이 어슬렁어슬렁 갔다. 한참 가다가 나무꾼들이 원님놀이 허는 듸에 오게 됐다. 나무꾼들은 지게를 쌓아 올려놓고 맨 우에 한 아가 앉어서 원님이라고 허고 다른 아그덜 보고 뭐라고 호령하면 모다 예예 험서 말을 듣고 있었다. 그런듸 한 일곱 살 된 아가 늦게 오니깨 늦게 온 놈은 벌을 받아야한다고 다른 아그덜 보고 매로 치라고 혔다. 다른 아덜은 곧 이 아를 어퍼놓고 매을 쳤다. 그렁개 야는 울고 있었다. 삼베 장시는 그 노는 꼴이 아그덜 놀음이지만 하도 그럴 듯헝깨 그 원님 앞에 나가서 업저서 지가 당한 억울한 사정 이야기를 하고 그 삼베짐을 찾아 돌라고 혔다. 원님이란 아가 다 듣고 나드니 저로서는 어쩌면 좋을지 모른다고 혔다.
그렁개 아깨 매맞은 아가
“그것도 모름서 원님 노릇한다고 사람만 때리냐”고 혔다.
원님된 아가
“그래 너는 아냐, 안다면 내 이 자리를 비켜줄 팅개 어디 알아서 그 짐을 찾어 주라고”혔다.
매맞인 어린아는 원님자리에 올라 가더니 삼베 장시 보고
“그 사람이 한 말이 없느냐”고 물었다.
삼베 장시는
“사는 뒤는 무른께[물으니까] 장사허다 판난 듸라고 허오 성은 물응깨 빌어먹다 판난 성이라고 허고 이름은 생인 탈복이랍니다.”하고 낱낱이 말혔다.
원님은 삼베 장시 말을 다 듣고 나더니
“장사허다 판났다니 살기는 장성이고 빌어먹다 판난 것이란 박적밖에 안 남었일 티니 성은 박가고 이름이 생인 탈복이랏대니께 탈복 허문 권이 남으니 권이란 이름이다. 그러니 장성가서 박권을 채지면 된다.”고 말혔다.
삼베 장시는 이 말을 듣자 불나게 장성으로 가서 박권을 찾었다. 그 골 사람 하나 박권이란 사람은 이 골 원님이라고 혔다. 삼베 장시는 원님 집으로 채저가서 대문께서 “박권”허고 불렀다. 그렁깨 하인이 나와서 “어떤 놈이간듸 원님 이름을 함부로 부르냐”고 야단쳤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서 원님한티 그런 말을 혔다. 원님은 그 말을 듣자 보신발로 뛰어나와 삼베 장시를 손을 잡고 안으로 끌고 가서 큰 상 한상을 채려다가 잘 대접혔다. 그리고 어떻게 채저왔냐고 물었다. 삼베 장시는 이만저만해서 알았다고 원님놀이하든 어린애의 애기를 쭉 말혔다. 원님은 그 말을 듣고 좋아람서
“나는 아들이 없고 딸 하나만 있는듸 좋은 사우깜을 구하느라고 사방을 돌아댕기다가 당신을 만나 그 삼베짐을 가져오면 훌륭헌 인재를 구헐 것 같아서 그랬소, 과히 노허지 마시오.”험서 그 삼베짐과 비단 닷동을 줌서 그 아이를 데레다 돌라고 혔다.
삼베 장시는 그러라고 바로 산으로 가서 찾아봤는디 아그들은 없고 어떤 노인 하나가 졸고 있었다. 삼베 장시는 그 노인보고 이러이러허게 생긴 아를 모르겠냐고 무렀다. 그렁깨 노인은 그 아는 자기 막내 아들이람서 왜 찾냐고 혔다.
“집이나 같이 가 봅시다”허고 그 노인네 집으로 같이 갔다. 삼베 장시는 이러이러히서 왔다고 온 이 얘기를 다 혔다. 노인은 그러냐고 험서 막내아를 내주었다. 원님은 이 아를 사우삼어갖고 잘 살고 그 삼베 장시도 그 비단을 팔아서 잘 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