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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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Shrewd Old Man; A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일반성면 |
집필자 | 김동민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일반성면에 전해오는 꾀 많은 노인에 관한 설화.
[채록/수집상황]
1980년 8월 8일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가 당시 경상남도 진양군 일반성면 창촌리 구리마을에서 채록하였으며,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8-4에 수록되었다. 제보자는 김명칠(남, 84세)이다.
[내용]
옛날에 자수성가하여 삼백 석 재산을 모았으나, 돈이 있어도 치장을 잘 하지 않아 행색이 초라한 자린고비 같은 영감이 있었다. 그것을 본 막내 사위가 부산까지 나가 좋은 밀짚모자를 하나 사주었다. 영감은 그 모자를 쓰고 딸네 집에 가다가 주막에서 하룻밤 자게 되었다.
그런데 그걸 본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한 사람이 남루한 치장과 어울리지 않는 새 밀짚모자를 쓴 영감의 모습을 보고 빼앗을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영감의 밀짚모자를 보고 자신의 것이라고 우겼는데, 도리어 영감은 그 양복쟁이의 멱살을 붙잡고 “네가 모자도 내버리고, 우리 집 팔만 원짜리 농사 부리는 소를 몰고 갔지? 요놈, 네 모자 가져가고 농우(農牛) 내놓아라.”하고 도리어 호통을 쳤다.
그 서슬에 놀란 양복쟁이는 영감에게 삼백 냥을 주면서, 우선 이것을 받고 있으면 오백 냥을 더 가지고 오겠다고 하며 도망쳤다. 영감은 그 삼백 냥만 받아 가지고 와서 옷을 해 입었다고 한다.
[모티브 분석]
꾀 많은 노인 설화의 기본 모티브는 ‘꾀쟁이 하인 정평구 일화’에서 찾을 수 있다. 정 대감집의 여종에게서 태어난 정평구는 꾀를 써서 정 대감의 딸과 결혼을 한다. 그리고 자신을 죽이려는 정 대감의 마수를 피하기 위해 여러 가지 꾀를 부리기도 한다. 또, 술지게미를 주어 친해진 돼지들을 자기 소유로 만들기도 한다.
이 같은 꾀보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많이 채록되는데, 그 중 꾀 많은 노인 설화는 시골 노인이라고 깔보고 함부로 속이려고 하다가 도리어 낭패를 당하고 마는 젊은이의 모습을 통해, 노인의 지혜에 대한 외경심을 일깨우는 설정이 독특하다.
[의의와 평가]
개항 이후 견직산업 등이 발달하면서 산업구조가 바뀌고 외지인의 왕래가 빈번해지면서 흉흉해진 진주의 세태를 반영하는 구비전승이기도 하다. 다만 도리어 똑똑한 척 하던 신식옷을 차려입은 이가 노인을 등쳐먹으려다 도리어 낭패를 당한다는 이야기는 당시대의 복고적 지향의 반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