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6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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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老總角- |
영어의미역 | Old Bachelor and Serpent |
이칭/별칭 | 노총각과 뱀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수곡면 |
집필자 | 박기용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수곡면에 전해오는 노총각과 구렁이에 관한 설화.
[개설]
노총각과 구렁이 설화는 신이담 중에서도 변신담으로, 천년 묵은 구렁이가 노인으로 변하여 나타난다는 설화이다. 노총각이 사람으로 변신한 구렁이의 복수를 이용하여 뜻밖에 부자가 된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채록/수집상황]
『한국구비문학대계(韓國口碑文學大系)』8-3에 수록된 자료는「노총각과 뱀」으로 1980년 8월 6일에 류종목과 빈재황이 당시 경상남도 진양군 수곡면 식실마을에서 조사 및 채록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제보자 이필녀는 당시 66세의 여성인데, 채록할 당시에 함께 있었던 청중들이 중간중간에 질문을 하기도 하였다.
같은 내용을 문어체로 정리하여 하종갑이 1994년에 『진양민속지』에 수록하였다.
[내용]
옛날에 나이 스물다섯 살이 되도록 장가를 못간 노총각이 있었다. 노총각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장가가기는 틀렸다고 생각하여 세상 구경이나 하자며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아 다녔다. 밥은 얻어먹고 잠은 헛간이나 처마 밑에서 잤다.
그러던 어느 날, 깊은 산골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는데 춥고 무서워서 인가를 찾았다. 마침 커다란 바위틈에 집이 하나 보여 그 집으로 들어갔더니 수염이 허연 노인이 혼자서 노총각을 반겼다. 노인이 권하는 대로 자리에 앉았더니 밖에서 떠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노총각과 노인은 서로의 처지를 설명한 뒤, 계속 함께 지내다가 친구처럼 가깝게 되었다.
식사 때가 되면 노인은 꿩이나 노루의 다리를 내놓아 노총각이 배불리 먹게 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노총각은 노인의 정체가 의심스러워 “영감님은 늘 육(肉)고기만 드시는데 제일 싫어하는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더니 “나? 담뱃진이 가장 싫어.”라고 대답하였다.
노인은 아무런 생각 없이 말을 했으나 노총각은 그 때 머리에 퍼뜩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옛날에 마을에서 전해오던 뱀은 담뱃진을 제일 싫어한다는 말이었다. 노총각은 그 말이 생각나서 서둘러 마을로 내려왔다.
마을에 들어서자 마을 사람들이 웅성대며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노총각은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가서 무슨 일인지 물었다. 사람들은 천년 묵은 구렁이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고 하였다. 노총각은 자기가 구렁이를 쫓아 주겠다고 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노총각을 극진히 대접하며 이 일이 성공하면 재산을 나눠 주겠다고 했다.
노총각은 마을을 다니면서 담뱃대를 모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담뱃진을 긁어모아 덩어리로 만들었다. 그 담뱃진을 가지고 산으로 다시 올라가보니 노인과 함께 잤던 집은 없고 바위틈에 엄청나게 큰 황구렁이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노총각이 담뱃진을 꺼내어 구렁이 코앞에 갖다 대었더니 구렁이가 꿈틀거리며 연기를 내뿜으면서 사라져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너무 고마워서 노총각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결혼도 시켜주었다.
그런데 행복하게 살던 어느 날, 바깥에서 노총각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그 노인이었다. 노인은 노총각과 친하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을 이야기 해주었으니 노총각에게도 싫어하는 것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노총각이 “나는 세상에서 돈이 제일 더럽고 싫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노인이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예끼 고얀 사람. 너도 골탕 좀 먹어라.”하면서 돈 꾸러미를 뿌리고 갔다. 그 덕분에 노총각은 부자가 되어 아내와 함께 오래도록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브 분석]
노총각과 구렁이 설화는 ‘변신’ 모티브와 ‘남의 약점을 잡아 이득을 본다’는 모티브가 결합한 민담이다. 변신 모티브는 주로 뱀이 사람으로 변하여 사람과 친해지려는 내용이며, 약점을 잡아 이득을 보는 모티브는 사람과 친하고 싶어 하는 뱀을 이용하여 부자가 된다는 내용으로 나타난다. 노총각과 구렁이 설화에서는 뱀 대신에 구렁이가 사람으로 변신하였다.
[의의와 평가]
‘변신’ 모티브와 ‘남의 약점 잡아 이득보기’ 모티브가 결합된 노총각과 구렁이 설화가 진주 지역에서 채록됨으로써 여러 가지 유형의 설화가 진주 지역에서 전승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