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0066 |
---|---|
이칭/별칭 | 영,현,재,치,티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대균 |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에 있는 산줄기를 이루는 봉우리 사이의 낮은 부분.
[개설]
고개란 산의 능선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부분이다. 고개는 분수계를 이루며 양쪽에 낮은 골짜기가 길게 발달한다. 고개는 산지 중 가장 낮은 곳을 통과하는 관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이러한 골짜기와 고개를 연결하는 교통로가 발달하였다. 고갯길[嶺路]의 발달은 해발 고도, 경사도, 영로의 길이·위치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통 시대에 사람들은 걷는 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비교적 넘기 쉬운 고개를 택하여 단거리로 이동하려 하였다.
교통의 요지로 중요한 고개는 영(嶺), 현(峴), 재, 치(峙), 점(岾), 항(項) 등의 한자 용어와 재·목·퇴·티 등 순수한 우리말 용어로 표현한다. 영은 단층선을 따라 발달하거나 습곡 작용을 받아 낮아진 곳이거나 암석의 차별 침식에 의하여 침식을 많이 받은 부분에 발달한다. 차령(車嶺)·마천령(摩天嶺)처럼 산맥의 이름을 대표하는 경우도 있다. 치는 영남 지방과 관북 지방에 많이 분포한다. 영남 지방의 울치(蔚峙)·율치(栗峙) 등 하나의 접미어로 이루어진 지명이 그것이다. 관북 지방에는 후치령(厚峙嶺)·주치령(走峙嶺) 등 고개를 의미하는 용어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점은 현재 거의 소멸된 지명으로 문경 새재의 옛 한자식 지명이 초점(草岾), 즉 억새풀 고개였다는 사실을 일부 주민이 기억하고 있다. 항은 그리 높지 않은 고개에 많이 붙였다.
[순창의 읍면별 고개]
순창군은 호남정맥에 둘러싸여 있고 섬진강과 그 지류 사이로 봉우리가 연결되어 있어 남부 지방임에도 고개가 비교적 많이 분포한다. 순창군의 읍면별 고개는 다음과 같다.
순창읍에 위치한 고개는 답포 고개, 머거리재, 못도 고개, 물통 고개, 비리 고개, 히여태재[이별의 장소로 ‘너와 재회를 바라는 고개’라는 의미로 희여재[希汝峙]가 되었다] 등이다. 인계면에 위치한 고개는 갈재, 개고개, 귀바우재, 귀야우재, 노령, 물통 고개, 베틀 고개, 수리재, 장성재, 질구땡이 고개 등이다. 동계면에 위치한 고개는 구미 고개, 느지재, 마상굴재, 목과재, 신치 고개 등이다.
풍산면에 위치한 고개는 다게미재, 못도 고개, 우치 등이다. 우치는 순창군 풍산면 금곡리에서 곡성군 옥과면 주산리로 넘어가는 중간 지점에 있는 고개이다. 현재 국도 27호선이 지나가고 있다. 조선 시대 옥과현과 순창현을 연결하는 도로의 고개로서 설산에서 동쪽의 섬진강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인 모래봉 사이에 있다. 『대동지지(大東地志)』에 “우치(牛峙)는 읍성 남쪽으로 25리며 옥과(玉果)와 경계를 이루는 옥과로(玉果路)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우치를 통과하는 산줄기는 설산(雪山)으로 이어지는 순창과 곡성을 가르는 경계선이다. 『호남 지도』에는 품곡면과 옥교를 잇는 도로에 우치가 묘사되어 있으며 이곳에 ‘옥과까지 거리가 18리’라는 주기가 기재되어 있다.
금과면에 위치한 고개는 민치, 선구재, 연골재 등이다. 팔덕면에 위치한 고개는 구렁재, 둥둥재, 머거리 고개, 변덕 고개, 샘이 고개, 설고개, 회어재, 히어태재 등이다. 쌍치면에 위치한 고개는 개운치, 굴재, 단골재, 도투마리재, 두들재, 두월재, 무너미 고개, 밤재[쌍치], 배재, 병동재, 복용배 고개, 신광사재, 싸리재, 쌍갈마재, 여시목 고개, 윗마재, 중안재, 치재 등이다. 이 중 굴재는 순창군의 북서쪽 쌍치면 학선리에서 칠보면으로 넘어가는 경계의 고개이다. 『대동지지』에 “굴치(窟峙)는 읍성 북쪽 30리에 있고 태인(泰仁)과 경계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지승(地乘)』에는 굴치가 인근의 하천과 함께 묘사되어 있다.
복흥면에 위치한 고개는 감상굴재, 견봉치, 곡두재, 내외 고개, 누렁이재, 밀재, 백토 고개, 분덕재, 비룡 고개, 빛재, 새재, 소죽염재, 싸리재, 윗마재, 중안재, 천치재, 치재, 추령, 하령 등이다. 적성면에 위치한 고개는 말무재, 물래재, 산소 고개 등이다. 유등면에 위치한 고개는 갈개재, 개고개, 물통 고개, 벼룩 고개 등이다. 구림면에 위치한 고개는 과우재, 꾀꼬리재, 라희봉 고지, 덕고개, 물넘어재, 바드능재, 밤재, 사랫재, 사실재, 신광사재, 오누투재, 오정자재, 외야등 고개, 운항재, 재당재, 지실재, 할매 고개 등이다.
[현황]
순창군은 호남정맥이 갈라져 나가는 산지에 자리 잡고 있다. 도보 교통 시대에는 사람들이 발품을 덜 팔기 위하여 산체를 돌아 평탄한 길로 돌아가지 않고 고개를 넘어 다니며 생활하였으므로 순창군의 수많은 고개가 중요한 교통로로 이용되었다. 그러나 도로 교통 시대로 접어들자 고개를 넘는 단거리의 도보 길보다 비록 돌아가더라도 오르내림이 적은 도로를 선호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포장도로가 지나지 않는 수많은 고갯길은 쇠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포장된 주요 고개는 자가용 승용차 시대를 맞이하여 오히려 차량과 사람들이 찾아들고 쉬어가는 명소로 바뀌었다. 과거에 산적이나 산짐승의 습격으로부터 위협받던 고갯길이 자연과 접할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변화한 것이다.
순창군에서 자동차가 포장된 고갯길을 넘어 다른 시군으로 통행할 수 있는 고개는 풍산면 금곡리의 우치, 동계면 이동리의 한사재, 인계면 탑리의 갈재, 쌍치면 방산리의 개운치, 복흥면 서마리의 추령, 복흥면 지선리의 감상굴재, 복흥면 대방리의 빛재, 복흥면 답동리의 천치재, 구림면 월정리의 오정자재, 발재, 금과면 고례리의 방축재, 금과면 목동리의 일목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