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2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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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歸來亭-金麟厚-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가남리 |
시대 | 조선/조선 전기 |
집필자 | 손앵화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510년 - 김인후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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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몰년 시기/일시 | 1560년 - 김인후 사망 |
배경 지역 | 귀래정 -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가남리 |
성격 | 한시 |
작가 | 김인후(金麟厚)[1510~1560] |
[정의]
조선 전기의 문인 김인후가 순창에 있는 귀래정을 읊은 한시.
[개설]
조선 전기 호남의 거유(巨儒)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1510~1560]는 1536년(중종 31)에 순창 점암촌 백방산 자락에 있는 훈몽재(訓蒙齋)에서 후학을 양성하였다. 귀래정(歸來亭)[전라북도 문화재 자료 제67호]에 걸린 편액의 시는 훈몽재에서 강학하던 때에 지은 것으로 보인다. 귀래정은 수양 대군(首陽大君)이 조카 단종(端宗)을 폐위시키고 왕위에 오르자 신말주(申末舟)가 낙향하여 1495년(연산군 1)에 지은 정자이다.
현재 있는 귀래정 건물은 1974년에 재건한 것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이다. 고령 신씨(高靈申氏) 종중이 소유하고 있으며, 서거정(徐居正)이 지은 「귀래정기(歸來亭記)」를 비롯해 강희맹(姜希孟), 김인후 등의 시문이 적힌 편액이 걸려 있다. 최근 귀래정 측면에 강희맹의 한시 「귀래정(歸來亭)」과 김인후의 한시 「영귀래정(詠歸來亭)」[귀래정을 읊다]의 원문 및 한글 번역본을 판각한 비석과 서거정의 「귀래정기」 한문 원문과 번역본을 새긴 비석이 세워졌다.
[내용]
김인후가 지은 「영귀래정」 편액에는 모두 세 편의 시가 연이어 쓰여 있다. 제일 앞의 시는 『하서 선생 문집(河西先生文集)』에 「차문암운(次門巖韻)」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된 오언 율시이다.
東皐舒嘯去(동고서소거)[동쪽 울 밑에서 휘파람 불고 가니]
竹裏百年亭(죽리백년정)[죽림 속에 백 년의 정자일세]
坐客方乘興(좌객방승흥)[좌중 손님 바야흐로 흥을 띠었고]
鳴禽如有情(명금여유정)[지저귀는 새들도 속삭이는 듯하구나]
望中山水綠(망중산수록)[바라보는 산과 물은 한껏 푸르고]
深處笑談淸(심처소담청)[으슥한 곳 즐거운 정담 청아하구나]
自然幽意在(자연유의재)[자연히 깊숙한 뜻 숨어 있으니]
不必慕淵明(불필모연명)[반드시 도연명을 사모하진 않으리]
昔人久已去(석인구이거)[옛사람 떠나간 지 오래되었건만]
往跡留園亭(왕적류원정)[지난 자취 정자에 머물러 있네]
遠想貽孫業(원상이손업)[후손에게 남긴 업 멀리 생각하니]
偏驚爲客情(편경위객정)[유달리 나그네 된 정이 놀랍네]
脩篁秋色淨(수황추색정)[긴 대숲은 가을빛이 깨끗도 한데]
綠樹夏陰淸(녹수하음청)[푸른 나무 낮 그늘 맑기도 하네]
醉罷黃昏後(취파황혼후)[황혼 뒤에 취기가 개고 나서는]
無心待月明(무심대월명)[무심한 마음으로 밝은 달 기다리네]
중간 부분의 시는 『하서 선생 문집』 권9 오언 율시 편에 「차귀래정 문암운(次歸來亭門巖韻)」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귀래정 편액에는 이 중 제2수만 쓰여 있다.
主人多愛客(주인다애객)[주인이 너무나 손님을 사랑하기에]
尊酒宴良時(존주연량시)[좋은 때 술 단지로 잔치 벌였네]
就醉歌筵密(취취가연밀)[노랫소리에 한없이 취하고]
忘歸舞袖遲(망귀무수지)[춤사위에 갈 길도 잊었네]
提携深淺爵(제휴심천작)[술잔이 오가는 가운데]
傾倒舊新知(경도구신지)[옛 친구 새 친구 모두 다 정다워라]
不省行穿竹(불성행천죽)[나도 모르게 대나무 밭으로 가는데]
誰傳席上詩(수전석상시)[그 누가 전해 주리 암석 위의 시를]
편액의 마지막 부분은 『하서 선생 문집』 권7에 실려 있는 칠언 절구로서 제목이 「영귀래정」이다. 제목에 ‘신말주 정명(申末舟亭名)’이라는 부기(附記)를 붙여 귀래정이 신말주가 세운 누정임을 밝히고 있다.
面面靑山入望奇(면면청산입망기)[사면의 푸른 산이 좋아도 보이는데]
剛泉一帶向東馳(강천일대향동치)[강천의 한줄기가 동쪽으로 달려가네]
脩篁老樹亭臺古(수황로수정대고)[긴 대 늙은 나무와 정자 또한 예스럽고]
好鳥閒飛日月遲(호조한비일월지)[좋은 새와 한가한 꽃 세월이 더디구나]
[의의와 평가]
김인후가 귀래정을 읊은 「차문암운」, 「차귀래정 문암운」, 「영귀래정」은 산림처사 신말주의 고매한 인격과 천석고황(泉石膏肓)의 풍류 정신에 대한 사모의 정을 표현한 한시이다. 신말주는 세조(世祖)의 왕위 찬탈을 둘러싸고 벌어진 세속의 일그러진 의리와 명분에 회의를 느껴 순창의 자연에 귀의하였다. 중국 동진(東晋) 때 도연명(陶淵明)이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짓고 전원으로 돌아갔듯이, 김인후는 그러한 신말주의 삶을 대숲의 깨끗한 가을빛과 맑은 나무 그늘로 형상화함으로써 존경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