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영암군 금정면 아천리에 있는 고려 시대의 판석 부조 약사불 좌상.

[개설]

아천리 석조 여래 좌상(鴉川里 石造 如來 坐像)은 불좌상과 대좌 등이 한데 새겨져 판석 형태로 남아 있는 상이다. 불상의 형식과 대좌(臺座)의 형태로 보아 고려 중기 불상으로 추정된다.

[형태]

아천리 석조 여래 좌상은 작은 판석에 새겨진 불좌상이다. 육계(肉髻)[부처의 정수리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가 높은 편이고 귀는 어깨에 닿을 정도로 길다. 목에 삼도(三道)[불상 목 주위에 표현된 3개의 주름]가 있다. 양 손은 각각 가슴과 배 앞에 있는데 왼손에 약함(藥函)이 놓여 있고 아래의 오른손은 그것을 받치는 듯 보인다. 신체는 저부조(低浮彫)[얕게 만드는 부조]이지만 양감이 부드럽게 살아 있다. 어깨와 다리 너비에 비해 허리가 가는 편이다. 가부좌한 발은 수평으로 놓여 있다. 날렵한 연꽃 대좌와 한 개의 안상(眼象)이 중대(中臺)에 새겨진 대좌가 특징적이다.

[특징]

약간 도드라진 저부조이면서 부드러운 양감이 살아 있는 불상이다. 판석 전체가 광배(光背) 형상이고 중대를 갖춘 대좌까지 한데 이루어졌다.

[의의와 평가]

아천리 석조 여래 좌상은 현재 전라남도 영암군 금정면 아천리 백운 마을 소재 김해준(金晐埈)의 집에 있다. 김해준이 수십 년 전 인근 백룡산(白龍山) 아래 불당골에서 아천리 석조 여래 좌상을 옮겨 왔다고 한다. 불당골에는 또 등신대(等身大)[사람과 같은 크기] 석조 불상이 있었다고 한다. 아천리 석조 여래 좌상은 소규모이지만 양감이 살아 있는 저부조 조각으로, 제작 시기는 고려 중기로 추정된다. 고려 시대 불상의 양식사 연구에 필요한 상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