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1655 |
---|---|
한자 | 百中 |
이칭/별칭 | 백중(白衆),백종(魄縱),백종(白踵),백종(百種),중원,망혼일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집필자 | 박종오 |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음력 7월 15일에 지내는 명절.
[개설]
백중 은 원래 불가(佛家)에서 아귀들의 세계에 떨어진 망령을 위하여 여는 우란분재(盂蘭盆齋)가 행해지는 날로, 민간에서는 조상의 영혼을 천도하려는 망혼제를 지내는 날이다. 농경 사회에서는 백중 때가 김매기를 끝내고 여름철 휴식을 취하고자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는 일꾼들의 축제날이기도 하다.
[연원 및 변천]
백중 은 백종(魄縱)·백종(白踵)·백중(白衆) 등으로 쓰는데, 백종(百種)·중원(中元)·망혼일(亡魂日)이라고도 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고려 시대에는 부처를 숭상하여 해마다 이날이면 우란분회(盂蘭盆會)를 열었는데 지금 재(齋)를 여는 풍속도 바로 이것이다. 우리나라 풍속에 이날로 망혼일을 삼는데, 대개 항간의 백성이 이날 달밤에 채소·과일·술·밥 등을 차려 놓고 죽은 어버이의 혼을 불러 모신다.”라고 하여 그 기원과 풍속을 설명하고 있다. 백중은 보통 두벌매기 또는 세벌매기 김매기가 끝나는 무렵으로 여름철 농한기를 맞이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영암 지역에서는 이날 마지막 김매기를 끝마치고 술과 음식을 먹으면서 노는 풍속이 있었다.
[절차]
영암 지역에서 행하던 백중 관련 풍속은 아침 일찍 들에 나가지 않는 풍속과 함께, 세 번째 김매기인 만들이가 끝나면 ‘농사 장원’을 선발하여 음식을 나누어 먹는 풍속 등이 있었다.
1. 들에 일찍 나가지 않기
군서면 동구림리에서는 백중 때 여자가 아침 일찍 논이나 밭에 가지 않는다. 논에는 논 대장이, 밭에는 밭 대장이 있는데 여자가 논이나 밭에 가서 “올해 우리 농사 몇 섬을 주라.”라고 하면 재수가 없어서 흉년이 들기 때문이다.
2. 만드리
백중 때는 보통 마지막 김매기인 만드리[만도리]가 끝나는 시기인데, 이 만드리가 끝나면 추수가 시작되는 가을까지 약간의 농한기가 생긴다. 따라서 이날 여름철 농사일에 고생한 일꾼들에게 음식을 대접함으로써 그동안의 수고로움을 격려해 주었다.
삼호면 서호리에서는 백중 때 일꾼들을 하루 쉬게 해 준다. 아울러 이날 풍물을 치고 놀면서 일을 제일 잘하는 일꾼을 뽑는다. 뽑힌 일꾼이 소를 타고 주인집으로 가는데, 주인은 닭이나 음식을 장만하여 일꾼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을 대접해 준다. 덕진면 노송리에서는 김매기가 끝나는 백중에 농사를 많이 짓는 부잣집에서 그 집 논을 다 매고 ‘농사 장원’으로 뽑힌 일꾼을 소에 태우고 집으로 들어와서 그동안 고생했다는 의미로 많은 음식을 장만하여 잔치를 벌였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백중 은 김매기를 끝내고 추수가 시작될 때까지 약간의 휴식을 갖는 농한기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이때 부잣집에서는 자신이 데리고 있는 일꾼들을 격려하고자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놀이판을 벌였다. 이때는 일꾼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도 참여하여 즐기는 잔치판이 벌어진다. 따라서 백중은 농사일의 수고로움을 격려하고 공동체 구성원들의 화합을 다지는 날인 것이다. 지금은 생업 조건의 변화와 영농 기계화 등으로 말미암아 그 의미가 약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