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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301349
한자 儀禮服
영어의미역 Ritual Clothes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남도 여수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위은하

[정의]

전라남도 여수 지역에서 혼례나 상례 등의 의례 때 특별히 갖추어 입는 예복.

[개설]

관례와 혼례, 상례, 제례 등의 의례 때 특별히 착용하는 의례복의 경우 지방이나 가문, 가정 환경에 따라 명칭부터 종류까지 많은 차이가 났다. 여수 지역의 경우 예부터 의례 때 입는 옷들은 주로 바느질을 잘하는 사람을 불러다가 만들거나 빌려 입었다.

의례 중 관례(冠禮)는 아이가 커서 성인이 되었음을 인정해 주는 성년의례를 뜻하는데, 관례를 통과해야만 남자는 상투를 틀어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지는 등의 어른 대접을 받았다. 단발령이 시행된 조선 말기 이후 관례가 많이 약화되어 관례복 역시 거의 입지 않으나, 혼례·상례·제례 때는 비교적 옛 방식대로 의례복을 착용하고 있다.

[혼례복]

전통시대 여수 지역에서는 혼례복으로 남자는 머리에 사모를 쓰고, 저고리 위에 단령포를 덧입었다. 색은 보통 회색 바지에 옥색 저고리를, 단령포는 검정색이나 남색을 입었다. 또 허리에는 각띠를 하고 신발은 목화를 착용하였다. 여자의 경우 속적삼과 속바지를 입고 그 위에 치마와 저고리를 차례로 겹쳐 입은 다음 원삼을 덧입었다. 그러나 개화기 이후에는 여자의 혼례복 차림이 약소해지고 색도 차이를 보인다.

1960년대 중반 여수에서 혼례를 올린 황순덕[87세, 여수시 돌산읍]은 노랑 저고리와 청록색 치마 위에 초록 원삼을 입었다. 1960년대 후반에 여수에서 혼례를 올린 이영자[64세, 여수시 율촌면]는 노랑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를 입었다고 한다. 머리는 쪽을 진 뒤 큰 비녀를 꽂고 족두리를 썼다. 신발은 비단신을 신었는데, 여수에서는 굽이 높아 ‘딸깍’ 소리가 난다고 하여 ‘깔신’ 또는 ‘깔끔’이라고 불렀다.

혼례 때는 신부 집에서 혼례를 올리기 전에 신랑 집에서 함을 보내는데, 이 함 속에 들어 있는 비단으로 혼례복을 만들어 입었다. 그러나 개화기 이후에는 전통 혼례와 서양식 혼례가 혼합되어, 전통 혼례복을 입고 혼례를 한 후 혼례식 사진을 찍는 사진사에게 서양식 드레스를 빌려 입고 사진을 찍었다고 1960년대 후반 여수에서 혼례를 올린 이영자는 기억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 예식장에서 혼례를 치르기 때문에 주로 서양식 드레스인 웨딩드레스에 면사포를 착용하며, 남성은 바지에 턱시도 모양의 예복인 양복 정장을 입는다. 그리고 본 예식 후 치르는 폐백 때 남여 모두 전통 혼례복을 착용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

현재 폐백할 때 착용하는 전통 한복에는 원삼뿐 아니라 활옷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활옷에서는 우리 조상들의 혼례에 대한 의미를 엿볼 수 있다. 활옷은 원래 공주나 옹주가 입던 예복으로서, 원삼보다 훨씬 화려하며 자수가 많이 놓여 있어 부유층의 전통 혼례복으로 사용되었다. 활옷의 길은 홍색이고 앞 어깨의 양편, 앞길이의 밑단과 뒷길, 소매 뒷길에 연꽃·목단·봉황·원앙·나비·십장생 등의 여러 문양이 채색의 자수로 놓여 있다.

이러한 문양은 각각 의미를 갖고 있는데, 연꽃은 불가의 상징으로 건강·장수·불사·행운·군자를 상징한다. 그리고 진흙 속에 살면서도 더럽지 않으며 항상 깨끗하다 하여 청결함을 받들어 세상을 밝게 비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목단은 부귀를 상징하고, 나비는 새로운 삶을 상징하며, 봉황은 이상세계를 의미한다. 십장생은 장수를, 동자는 다남과 자손의 번성을 상징한다.

발원문은 백복과 이성의 합을 나타내는데, 활옷을 착용하는 이의 간절한 염원을 볼 수 있다. 활옷의 문양에서는 자연주의 사상과 유교사상에서 배출되는 현세주의로서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장수하고 자손이 번성하기를 원하는 선조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상복]

상례는 혼례와 같이 인생의 큰 의례로서 가장 까다롭게 격식을 차려서, 상복 또한 갖춰야 하는 격식이 많았다. 상주는 죄인이라 하여 가장 거친 삼베로 만든 굴건제복(제복, 두루마기, 굴건, 저고리, 행건, 요대, 요질 등)을 하고 양말 위에 버선을 신었다. 이렇듯 상복을 갖추어 입는 일은 예와 효의 근본이며 격식의 첫 관문이므로, 집안에 연세가 많은 어른이 계시면 미리 마포를 마련해 두었고, 없으면 빌려서라도 입었다.

여수시 돌산읍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황순덕은 시부모 상례 때에 남편이 두건(여수 지역에서는 ‘청태두건’이라 부름)과 제복을 입고 띠와 짚신을 착용하였다고 기억했다. 상주가 혼례를 올리지 않았을 경우에는 두루마기만 입고, 건(巾) 대신 베 헝겊을 머리에 얹고 수질(首絰)과 함께 썼다. 손자와 사위는 건과 중단(中單)을 갖추고 행건을 찼다. 여자 상주는 삼베로 만든 치마저고리에 중단을 입고, 허리에 요질을 맸으며, 머리에 수질을 썼다. 또 상주 부인은 백색 무명 치마와 저고리를 입고 수질과 요질만 했다. 며느리와 딸 등은 위와 같이 입었으나 친척들은 흰색 치마저고리를 입었다.

오늘날 여수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초상이 나면 주로 장례식장을 이용하고 있다. 상례 형식이나 상복 형태 등도 간편화되어서, 남자는 검정색 넥타이에 양복을 착용하고 여자는 검정색 치마저고리에 하얀색 리본형 머리핀을 착용한다. 그러나 돌산읍의 경우 1970년대 중반까지도 집에서 장례를 치르고 꽃상여를 이용하였다. 현재도 돌산읍의 일부 지역에서는 여자들이 계를 하여 꽃상여를 지는 등의 독특한 상례 풍습이 이어지고 있다. 돌산읍 율림리에 사는 김영길[54세]은, 아직까지 마을에서 장례식장을 이용한 경우는 없다고 말하였다.

[수의]

여수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수의는 그대로 ‘수의’라 불렀으나, 돌산읍의 경우 ‘죽은 사람 입히는 옷’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수의는 대부분 천연 색의 명주로 만들어서 고인에게 입혔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다른 세상과 영원히 혼례를 올린다는 의미로 혼례복을 입히기도 하였다. 남자는 명주로 만든 속바지와 바지, 속저고리와 겉저고리를 입히고, 그 위에 두루마기와 도복을 덧입혔다. 도복은 명주가 아닌 삼베로 만들었는데 실제 치수보다 넉넉하게 만들었다. 여자 수의는 남자와 비슷하지만 도복은 입히지 않았다.

여수시 율촌면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이영자는 시부모의 수의 중 저고리의 안은 명주로, 겉은 삼베로 하였고, 속바지 또한 삼베로 하였다고 한다. 다른 옷감으로 수의를 할 경우에는 자손들에게 일찍 흰머리가 날 뿐만 아니라, 집안이 잘 되지 못한다는 속신을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돌산읍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만들어 놓은 제품을 구입하거나 상례 때 장례식장 등에서 구입하고 있다.

수의는 주로 윤달에 만드는데, 아침에 시작하여 해가 지기 전에 완성하며, 실을 잇거나 매듭을 짓지 않는 등의 금기가 따르기도 하였다. 또한 혼례복을 만들 때처럼 성장하고 친지들과 함께 잔치하듯 즐거운 분위기로 만든다. 이것은 인간의 죽음을 이승에 한정된 종말로 보지 않고 저승으로 가서 새로운 삶, 즉 영생을 시작하는 관문적 의미로 보기 때문이다.

수의를 우주 밖의 시간인 윤달에 제작하는 것은 인간의 근원이 내세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신의 수의도 꺼리지 않고 만드는 것은, 죽으면 우주 밖에 있는, 영혼이 원래 왔던 근원으로 되돌아가 영원히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는 영혼불멸사상에 기인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제례복]

여수 지역은 대체로 제례로서 기제와 시제, 차례만을 지내고 있다. 기제는 고인이 돌아가신 당일에 지내는 제사를 말하는데, 과거에는 장자가 고조까지 4대를 봉사(奉祀)하였으나 오늘날에는 부모의 제사만을 따로 지내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남자의 경우 기제를 지낼 때는 한복 바지저고리에 두루마기를 입고, 그 위에 다시 도포를 입은 뒤 사대를 매고 유건을 썼다. 여자들의 경우 제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옥색 치마와 저고리를 정갈하게 입었다.

현재는 남자의 경우 첫 번째로 지내는 기제 때만 제복을 착용하고, 그후로는 평상복이나 정장을 착용한다. 여자들도 제사에 참여하는데, 주로 정장을 입는다. 시제나 차례의 경우, 예전처럼 한복 바지저고리에 두루마기를 입고 제사를 지내기도 하나, 대부분 간단한 차림이나 일상복·정장 등을 착용하는 추세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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