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5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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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三亥百日酒 |
이칭/별칭 | 순창 약주,진장주,가잠주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가남리 가잠 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우자원 |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에서 세 번에 걸쳐 덧술을 하여 빚어 먹는 술.
[개설]
삼해주는 십이간지의 마지막인 해일(亥日)[돼지날]에 빚는데, 세 번의 해일에 나눠 담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삼해주는 음력 정월 첫 해일에 담기 시작하여, 음력 2월 첫 해일에 덧술을 하고, 음력 3월 첫 해일에 재덧술을 한다. 술이 완성되기까지 거의 100일이 걸리기 때문에 삼해 백일주라고 한다.
유달리 철분이 많은 순창의 물에 찹쌀과 누룩만으로 빚어내어 엷고 투명한 유자색을 띤 순곡주이다. 순창 약주, 진장주, 가잠주로도 불린다.
[연원 및 변천]
순창에서 예전부터 안동 권씨(安東權氏) 문중을 중심으로 빚어 내려온 술 중에 삼해 백일주가 있다. 순창군 순창읍 가남리 가잠 마을 권씨 문중에서 손님 접대나 집안 대소사에 빚어 마셨던 이양주로 예로부터 전승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삼해 백일주를 빚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만드는 법]
재료는 누룩[밀 16㎏, 물 4.5L], 밑술 1[멥쌀 4㎏, 물 5.6L, 누룩 800g], 밑술 2[멥쌀 4㎏, 누룩 300g, 물 5.6L], 덧술[찹쌀 24㎏, 물 18L]이다.
1. 누룩 빚기[음력 6~7월]
밀은 낱알이 반으로 부서질 정도로 맷돌에 한 번 간 다음 물을 넣어 반죽한다. 잘 마른 밀을 쓸 때에는 밀 16㎏에 물 4.5L 정도면 된다.
2. 누룩 앉히기
위에서 만든 밀 덩어리를 누룩 딛는 그릇[조고리]에 가득 들어갈 정도 크기의 삼베나 면포에 싸서 힘껏 발뒤꿈치로 밟는다. 밟는 힘이 덜하면 누룩이 부슬부슬 깨져 버린다. 조고리가 없을 때는 많이 쓰는 그릇[깊이 10㎝ 정도]을 이용해도 된다. 가운데가 움푹하게 잘 딛은 누룩은 따뜻한 아랫목에 짚을 푹신하게 깔고 둥글게 놓는다. 그 위에 다시 짚을 한 켜 올리고 다시 누룩을 빙 둘러 놓아 층층이 쌓아 둔다.
누룩이 7일이 지나면 짚을 걷어 내고 맨 안쪽에 있던 누룩을 바깥쪽으로, 바깥쪽에 있던 누룩을 안쪽으로 자리를 바꿔 둔다. 다시 7일 후 켜켜이 쌓았던 누룩더미를 헤쳐서 누룩 하나하나를 짚으로 묶어 천장에 매달아 놓는다. 이렇게 해서 다시 15일이 지나면 누룩이 완성된다.
3. 첫째 돼지날
처음 술을 담는 첫 돼지날 하루 동안을 물에 불린 멥쌀을 누룩 빚을 때 밀 가르듯이 한 번 가른다. 팔팔 끓인 물에 쌀가루를 적당히 넣어 가며 솥 바닥에 눌러 붙지 않도록 잘 저어 둔다. 밑술은 젓는 팔이 뻐근할 정도가 되어야 물 가늠이 제대로 된 것이다[밑술 담글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물의 양으로 쌀 4㎏에 물 3.6L의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막걸리와 같은 발효주는 밥을 쪄서 빚지만 삼해 백일주는 마치 죽과 같은 밑술을 넣어 담근다].
밑술이 다 만들어지면 넓은 그릇에 옮겨 담고 차갑게 식힌다. 이때 밑술이 완전히 식지 않으면 술이 쉽게 쉰다. 잘 식힌 밑술을 누룩과 함께 고루 버무린다. 쌀 4㎏을 밑술로 빚었으면 쌀과 누룩의 비율이 5:1이 되도록 누룩 800g을 섞는다. 이때는 팔팔 끓였다가 차갑게 식힌 물을 2L 정도 부어 가며 섞어 준다. 누룩이 잘 섞여 갈색 빛깔이 고루 들면 깨끗이 씻은 술독에 차근차근 안친다.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술독을 놓고 다음 돼지날까지 12일간 기다린다.
4. 둘째 돼지날
둘째 돼지날에는 첫째 돼지날과 같은 양의 밑술을 만들고 첫째 돼지날 담갔던 밑술과 함께 잘 버무린다. 고루 섞은 밑술을 새 독에 담는다. 술독을 바꾸지 않으면 술이 쉰다.
5. 셋째 돼지날
셋째 돼지날 마지막 갈무리를 해야 하는데 이때는 멥쌀이 아닌 찹쌀을 쓴다. 찹쌀 24㎏을 물에 담갔다가 고두밥을 짓는다. 밥을 찔 때는 손가락으로 밥알을 집어 뭉개 봤을 때 떡처럼 밥알이 서로 엉기면 안 된다. 밥을 퍼서 깨끗한 곳에 널어 고루 펴서 식히고 물 18L 정도 끓여 식혀 둔다. 밥과 누룩 800g을 섞고 술독에 들었던 밑술과 함께 다시 새 술독에 옮겨 담는다. 이때 끓여 식힌 물 17.5L 정도를 붓는다. 술 담금이 끝나면 술독을 짚으로 도톰하게 싸서 땅을 파고 묻는다. 독이 전혀 보이지 않도록 흙으로 덮어 76일 동안 땅에 묻어 둔다.
6. 마시기
첫째 돼지날 이후 백일이 지나면 땅을 파고 술독을 꺼내 용수로 걸러 마신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맷돌에 탄 누룩을 굵은 채에 받쳐 낸 고운 가루로 만든 것이 좋은 것으로 내명가루라고 부르며, 또 밀이 아닌 녹두로 타서 디딘 누룩을 최상품으로 친다. 설날에 쓸 술이라면 음력 9월 중순 이후 돼지날을 잡아 처음 담가야 한다. 그러나 삼해 백일주는 보통 초겨울 찬바람이 나고서야 담그는 술이다. 정월 첫 해[돼지날]에 시작하여 해일마다 세 번에 걸쳐 믿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고려 시대부터 제조되기 시작하였으나, 조선 시대에 널리 보급되면서 제조법도 다양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