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7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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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流頭茶禮 |
이칭/별칭 | 유두 차리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집필자 | 황금희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유둣날에 풍농을 기원하며 지내던 차례.
[개설]
음력 6월 15일인 유두(流頭)에 지내는 차례에는 유두 제사와 유두 천신이 있다. 유두 제사는 민간에서 농신이라고 믿는 용에게 풍농을 기원하며 지내는 민속 신앙의 한 형태이다. 유두 천신은 제철 음식을 장만하여 조상에게 바치고 유교식 제의 절차에 따라 지내는 유교식 명절 제사이다. 순창 지역에서는 유두에 밀개떡이나 밀전을 만들어 조상들에게 상을 차려 올리며 감사를 드렸으나 지금은 거의 행하지 않고 있다.
[연원 및 변천]
유두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으나 문헌상의 기록에 의하면 신라 시대에 이미 유두 풍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두란 말은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으로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이란 말의 약어이다. 고려 명종 때의 학자 김극기(金克己)의 『김거사집(金居士集)』, 『동악집(東岳集)』 등에 의하면, “동도(東都)[경주] 풍속에, 6월 보름에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불길한 것을 씻어버렸다. 그리고 계음(禊飮)을 하는데 이를 유두연(流頭宴)이라 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절차]
차례라고 불리지만 실상은 설과 추석처럼 의례의 절차가 번잡하지는 않다. 햇곡식이나 과일이 나면 간단하게 상을 차려 조상님께 올린다는 의미로 대개는 술 한 잔 따르고 절 한 번 하는 것이 전부다. 이날 아침에 사당이 있는 집에서는 사당에 상을 차리고, 사당이 없는 집에서는 안방에 상을 차린다.
팔덕면 태촌 마을에서는 유둣날 햇과일과 새로 수확한 밀로 만든 밀개떡이나 밀전을 차려 놓고 조상님께 제사를 지냈다. 금과면 매우리 매우 마을에서는 큰 방에 호박전, 나물 등으로 간단하게 상을 차려 조상님께 올렸다. 동계면 구미리 귀주 마을에서는 유두 차례를 유두 천신이라고도 한다.
순창 지역이라도 마을에 따라서 유두 차례를 지내기도 하고 지내지 않기도 한다. 가령 인계면 갑동리 갑동 마을에서는 80세가 넘은 제보자라도 유두 차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며, 백중의 마을 잔치가 훨씬 성대했다고 말한다. 할머니들의 말에 따르면, 예전에는 조상님 상을 차리는 이와 같은 명절 차례가 일 년에 수차례 되는데, 설·정월 대보름·한식·단오·유두·칠석·백중·추석·중양절·동지 등이 그것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유둣날은 새로운 과일이 나기 시작한다. 또한 봄에 심은 모가 자라 초벌매기를 시작할 무렵이 된다. 따라서 1년 농사를 잘 짓게 해달라는 뜻에서 몸을 깨끗이 하고 조상과 농신에게 제를 지내며, 집안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이다. 또한 액을 쫓는다 하여 밀가루를 구슬처럼 빚어 오색으로 만든 다음 3개를 포개어 실에 꿰어 문기둥에 달아매기도 하였다. 이날 사당에 올리는 벼나 콩을 유두콩이라 불렀다.
순창 지역에서는 유둣날 밀개떡이나 밀전을 만들어 먹으며 마을 잔치를 한다. 유두 때쯤이면 밀 수확이 끝난 시기로 새로 수확한 밀을 이용하여 밀개떡을 만드는데, 밀을 절구에 갈아서 찐득해질 때까지 치댄 뒤 반죽을 밥을 지을 때 호박잎을 깔고 쪄낸다. 제분된 밀가루가 나온 이후에는 예전의 방식대로 밀개떡을 만드는 법이 없어졌다. 밀전은 호박이나 부추 등을 넣어 기름에 지져 부쳐낸 것을 말한다.
유두에 밀개떡을 하면 모심기가 끝난 논의 물꼬에 밀개떡을 꽂아 두는 집도 있는데, 곡물이 잘 자라 풍년이 들기를 비는 전답제이다. 제를 지낸 뒤에 제물은 자기 소유의 전답에 묻어 버린다.
[현황]
순창 지역에서는 현재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적지 않지만 유두 차례를 지내는 풍습은 오래전에 사라져 지금은 행하는 이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점차 기억에서도 멀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