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7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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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祈子儀禮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집필자 | 황금희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아들 낳기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의례.
[개설]
기자 의례는 자식이 없는 부녀자가 임신을 하기 전에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의례 행위이다. 전통 사회에서는 아들이 대를 계승해야 한다는 의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자녀가 없는 여인들은 아들을 낳기 위하여 여러 가지 의례를 행하였다. 기자 의례는 일정한 대상에 치성을 드리는 치성 의례(致誠儀禮)와 유별난 물건을 몸에 지니거나 복용함으로써 그 주술성에 의존하는 속신 의례(俗信儀禮)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치성 의례는 절에 가는 불공, 명산대천(名山大川) 치성, 집안에서 드리는 치성 등 세 유형으로 세분된다. 또한 단골[당골]이나 점쟁이에게 ‘지앙맞이’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그 밖에 특정 사물을 몸에 지니거나 음식을 먹음으로써 아들을 얻으려는 주술 기자(呪術祈子)도 있다. 보통 기자 의례는 사적이고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의식 절차가 고정적이지 않거나 실체 파악에 어려움이 있으나 대부분 여타 지역의 사례와 비슷하다.
[변천]
현대 문명과 의술의 발달로 과거의 민간 신앙에 근거한 기자 의례들이 현재는 대부분 사라져 가고 있다. 다만 예전에 부모가 공을 들여 태어난 사람은 여전히 해당 사찰이나 기자석 등에 강한 애착을 보인다.
[절차]
순창 지역에서 아들이 없는 사람은 영험한 절에 가는데, 주로 순창읍 백산리에 있는 ‘대모암(大母庵)’을 찾아가서 정성껏 많이 빌었다. 특히 칠석날 절의 칠성당에서 공을 들이는데, 칠성당에 정화수와 쌀, 돈 등을 놓고 빈다. 절이나 산에 가서 공을 들일 때는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새벽에 행하며, 공을 들이는 사람이 깨끗하게 목욕을 하고 옷도 깨끗하게 갈아입고 간다. 또한 공 드리러 가기 3일 전부터 비린 것도 먹지 않고 조심한다. 명산에서 빌 때는 정화수와 삼색실과만 놓고 비는데,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가 대신해 주기도 하지만 아들이 없는 자신이 해야 효험을 본다고 한다.
또한 명산(名山)의 바위나 샘에 가서도 빈다. 적성면에 있는 채계산(釵笄山)[혹은 책여산(冊如山), 361m]이 유명하다. 복흥면 서마리 하마 마을에서는 백방산(栢芳山)[660m] 밑 ‘용바위’에서도 치성을 드렸다. 마을의 전설에 따르면 산골짜기 개천에서 용이 올라갔다고 하여 ‘용바위’로 불렸다고 한다.
가정에서는 단골[당골]이나 점쟁이에게 ‘지앙맞이’를 하면 아이가 생긴다고 믿었다. 지앙맞이는 단골[당골]을 집으로 불러서 한다. 아이를 기다리는 사람이 머리에 떡시루를 이고 앉아 있으면 단골[당골]은 그 앞에서 함지박에 물을 담고 그 안에 바가지를 놓고 숟가락으로 두들기는 ‘물방구’를 치면서 주문을 외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공을 들이는 것 외에 주술적인 방법으로 아이 낳기를 기원하는데, 대장간에 가서 작은 도끼를 만들어 허리에 차고 다니면 아이를 낳는다고 한다. 또한 여자아이에게 남자 이름을 지어 주는 방법도 있다. 한 제보자는 결혼 후 첫째 아들을 낳은 이후에 딸만 넷을 낳게 되자, 넷째 딸에게 남자 이름을 지어 주고 둘째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한편 순창 지역에서는 정월 대보름에 달집태우기가 성행하는데, 달집에 제일 먼저 불을 붙이는 사람은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하여 앞다투어 달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들 없는 사람이 적선(積善)을 하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을 위하여 노두[징검다리] 놓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