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영암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전해 오는 토속 음식.

[개설]

향토 음식이란 지역의 독특한 지역성에 맞게 전승되어 온 지역 음식을 말한다. 따라서 향토 음식은 그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하여 만들거나 그 지역에서 고유하게 전승되어 온 비법으로 조리하는 것들이 많다.

[지리적 특징]

영암군은 전라남도 서해안에 위치하여 동쪽은 노령 산맥의 줄기가 이어져 내려 산지를 이루고, 서쪽은 하천 하구에 평야가 전개되어 있다. 남동부에 월출산(月出山)이 높이 솟아 있고, 영암읍과 군서면에 걸쳐 있는 영암만(靈巖灣)은 영암으로 오는 뱃길의 어귀로 갯벌이 잘 발달되어 있던 곳이다. 지금은 영산강 하구언으로 말미암아 내륙 호수인 영산호(榮山湖)가 되었다. 이러한 지리적 특징에서 알 수 있듯 영암군은 산, 강, 바다가 잘 어우러져 있는 곳이기 때문에 다양한 식재료를 풍부하게 공급받을 수 있어서 지역의 특징이 묻어나는 향토 음식들이 많이 있다. 낙지, 숭어, 장어, 짱뚱어 등을 이용한 각종 해산물 요리와 모시, 창꽃, 쑥 등을 이용한 떡 음식, 그리고, 갈낙, 육낙 등으로 대표되는 축산물 요리 등 다양한 음식들이 있다.

[대표적인 식품과 향토 음식]

1. 낙지: 낙지는 말라빠진 소가 서너 마리만 먹으면 금세 기운을 회복한다고 할 정도로 피로 회복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영암군 지역의 갯벌에서 잡히는 세발낙지는 크기가 작고 부드럽기 때문에 생으로 먹기에 알맞다. 낙지를 통째로 대나무 젓가락이나 볏짚에 말아 양념장을 발라 굽거나 쪄서 만든 낙지호롱구이, 낙지에 각종 양념을 넣어 탕으로 끓여 먹는 연포탕 등도 낙지를 이용해 만든 영암 지역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이다.

2. 숭어: 숭어는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일품이어서 횟감으로 인기가 많은 어종이다. 예전부터 목포 하구언에서 영암군 군서면 해창리에 이르는 해안 지역에 서식하던 숭어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어서 인기 있는 횟감이었다. 영암 지역에서는 이러한 숭어를 손질하여 회로 떠서 초고추장과 곁들인 숭어회, 숭어의 알을 소금이나 간장에 절여 햇볕에 말려 먹는 어란(魚卵) 등으로 만들어 먹었다.

3. 장어: 영암 지역에서 나는 민물장어는 다른 곳에 비해 그 맛이 담백하다. 장국에 절여 구은 장어를 원료로 하여 만든 장어덮밥은 그 맛이 일품이어서 이 고장 사람들의 오랜 기호식품이었다.

4. 짱뚱어: 짱뚱어는 해양 오염 지표종으로 이용될 만큼 청정 갯벌에서만 산다. 힘이 세고, 잡은 후에도 쉽게 죽지 않은 강한 생명력 때문에 예로부터 보양식으로 이용되어 왔다. 영암 지역에서는 짱뚱어를 통째로 삶아 시래기, 호박 등을 넣고 끓여 낸 짱뚱어탕이 별미이다.

5. 소고기: 영암 지역은 예로부터 독천 우시장과 미암 세발낙지 등 쇠고기와 낙지가 유명한 곳이었다. 그래서 이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하였다. 고소한 소갈비 살과 쫄깃한 낙지의 질감이 어우러진 갈낙탕, 육낙, 불낙 등이 그것이다.

6. 떡류: 땅이 비옥한 영암 지역에서 생산된 곡식가루를 찌거나 삶아 익힌 떡도 다양하게 발달하였다. 영암 지역에서 밀가루 반죽에 솔잎이나 쑥잎을 넣고 기름에 지져 떡으로 만들어 먹던 문지떡, 연한 쑥을 쌀가루와 버무려 만든 쑥떡, 창꽃[진달래꽃]을 쌀가루와 섞어 만든 창꽃떡, 데친 모시 잎과 불린 쌀을 곱게 갈아 소금 간을 하여 만든 모시떡 등이 영암의 대표적인 떡이다.

[생활 민속과의 관련]

영암 지역은 월출산으로 대표되는 산지, 영암만으로 대표되는 갯벌, 그리고 평야 지대가 함께 발달되어 있어 다양한 식재료가 풍부한 곳이다. 특히 영산강 하굿둑이 건설되기 전 독천리와 인근 미암면 일대 갯벌에서 나는 낙지는 전국적으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던 곳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적 특징이 묻어나는 향토 음식들이 발달하였는데, 대표적인 것이 낙지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다. 지금은 갯벌이 사라져 이름뿐인 명성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낙지의 명성은 여전하여 학산면소재지 근처에 있는 낙지 거리는 유명하며, 소고기를 가미한 다양한 음식들이 지금도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