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3005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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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龍王祭 |
영어의미역 | Rites for the Dragon King |
이칭/별칭 | 해신제(海神祭)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남도 여수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준옥 |
[정의]
전라남도 여수 지역 어촌에서 물고기가 많이 잡히기를 기원하며 지내는 제사.
[개설]
용왕제는 용왕신이 거처하는 우물에서 지내는 경우와 바다에서 지내는 경우가 있다. 바다에서 지내는 경우에는 해신제(海神祭)라고도 한다. 물을 관장하는 신을 용신 혹은 용왕신이라고 하는데, 바다가 생존의 터전이었던 여수 사람들에게 바다에서 지내는 용왕제는 신앙생활과 마찬가지였다.
용왕제의 연원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으나 여수에서는 거의 마을마다 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마을 단위로 시행되는 곳이 있으며, 당제 혹은 당산제로 부르는 마을도 용왕제 성격의 제의를 곁들인다. 대개 용왕제는 마을에 따라 당제 때 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여수에서는 일정한 당우(堂宇) 없이 바다를 용신의 주처(住處)라 믿고 아무데서고 용왕제, 용굿, 용신굿, 용왕기원제를 지낸다. 옛날에는 여수 영당지에서 무사귀환과 풍어를 비는 고사를 지내고 출어하였다.
[절차]
바다에 적응하고 대비하기 위한 갖가지 제의는 배를 만들 때부터 시작한다. 삼산에서는 대개 중고배를 사서 사용했지만, 간혹 육지에서 목재를 사와 조선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무를 베기 전에도 제물을 진설하고 고사를 지낸 뒤 시작한다. 배의 밑판을 깔 때, 배의 들보를 올리는 상량 때에도 간단히 뱃고사를 지낸다.
배가 완성되면 도목수는 배선왕 자리를 만들어 준다. 배선왕은 배서낭·배성주·지왕님·배선령 등 다양하게 불리는 배의 수호신이다. 이 수호신을 위하여 돼지머리, 사과, 배, 굴비 일체를 차려 놓고 선주가 제사를 지낸다. 제사가 끝나면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새로 만든 배를 위해 축원하고, 매구를 치면서 한바탕 논다. 선주는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 이 때 무당을 불러 굿을 하기도 한다.
진수할 때는 “영신한다”하며 오색 깃발을 달고 한바탕 매구를 동원하여 시운전을 한다. 또, 첫 출어를 할 때는 배에 잡귀가 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부정치기를 한다. 선주가 고추나무섶, 쑥대 또는 깻대에다 불을 붙여 배를 한 바퀴 돈다. 이외에도 소금을 뿌리거나 연기를 피우는 방법도 있다. 섣달그믐 저녁이나 정월 보름 선주 내외는 정기적으로 배에 오색 깃대를 꽂고 간단히 제사를 지낸다.
흉어가 계속되거나 사고가 났을 때는 가정에서 간단하게 제사를 지낸다. 고사에 쓰이는 제물로는 소, 돼지 등이 있다. 작업을 나가면서 배에 물을 붓고 깻대에 불을 붙여 배를 한 바퀴 돈다. 의성 부락을 중심으로 초도에서 2월 초에는 출어 준비를 하고 음력 3월부터 출어를 하는데, 안강망(鮟鱇網) 출어 시 깻대와 소나무 등을 묶어 불을 붙인다. 그런 후 배를 한 바퀴 도는데, 불이 바로 꺼지면 “재수가 없다”라고 하고, 반면 불이 계속 붙여 있으면 “재미가 좋다”라고 한다. 이를 고사불짓이라 하였다. 삼산면 지역은 당산제와 함께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는데, 초도 의성마을의 의성 매산제, 손죽도(巽竹島)의 출어고사, 평도(平島)와 광도 용왕제 등은 용왕제의 성격이 강하다.
[의성 매산제]
제의 명칭은 당제 또는 매산제라고 한다. 의성 매산제는 마을의 안녕, 해상 안전, 풍어를 기원하기 위하여 지낸다. 제일은 정월 초에 홀수날 중 택일한다. 제의는 마을 앞산인 하당과 뒷산인 상당에서 지내는데, 하당은 해수당(海水堂)이라 한다. 신명(神名)은 당산할아버지와 당산할머니이다. 제관은 유사라 하며, 생기복덕을 가려 집안에 유고가 없는 마을 유지로 정한다. 제사 비용은 마을 자금에서 지출한다.
절차는 당일 정오 이전에 매구패와 함께 뒷산에 올라 제물을 진설해 놓고 매구를 친다. 이 때, "어널 어널 가래야, 어기여 영차 가래야, 적고 많고 그물 놓거든 코코마다 걸려 주세요" 하면서 「가래소리」를 한다. 매구를 치면서 산을 내려와 다시 샘굿을 친다. 다시 배에 올라 제사를 지낸다. 제사가 끝난 후 다시 매구를 친다.
[손죽도의 출어고사]
옛날에는 정월 보름을 샌 후, 정월 그믐사리에 출항을 하면서 출어고사, 즉 용왕제를 하여 풍어를 비는 풍어제를 어선별로 행하였다. 후대로 오면서 정월 보름 전에라도 매귀(埋鬼)굿이 끝나고 나면 정월 보름사리를 보기 위해 출어를 하는 배가 생기기도 하였다.
사리란 조금과는 반대의 뜻으로 밀물과 썰물의 드나듦이 가장 큰 때를 이르는 말이고 조금은 그 반대이다. 선주집에서는 막걸리를 한 독 담아서 김치와 함께 올려 주면 선원들이 선상(船上)에서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제를 올리고 굿을 치며 출어하였다.
손으로 들고 다닐 만한 크기의 마른 소나무 한 다발을 준비했다가, 고사가 끝나고 바다로 나갈 때 배 위의 여러 곳을 솔가지에 붙인 불로 휘몰아 잡귀를 물리치고 바다로 던진다. 배가 멀리 떠난 후에도 바다 위를 떠다니는 솔가지는 출어로 헤어진 가족들의 마음을 더욱 허전하게 만들었다.
손죽도에서는 섣달그믐날 매산제를 통해서도 풍어제를 올리지만 정초에 매귀굿이 끝날 때 댓머리 끝과 부찬등 앞의 갯벌에서 거례(去禮)를 할 때도 용왕님에게 풍어를 비는 풍어제를 올렸다. 그리고도 각각의 어선들이 출어할 때 또다시 개별적인 출어고사를 지냈던 것이다.
육지에서 어구를 손질할 때 개가 고깃배의 어구를 넘나들면 재수가 없다는 속신(俗信)을 갖고 있었으므로 손죽도의 어부들과 어선의 선주들은 개를 키우지 않았다. 따라서 손죽도는 밤에 더욱 고요한 마을이었다. 여성이 배에 오르는 것도 금했다.
또한, 어선이 항해 중이나 작업 중에 바다에 떠다니는 시체를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가까운 육지에다 묻어 주어야 해를 입지 않는다는 속신이 있어 왔으며, 거북이가 그물에 잡히면 술도 주고 밥도 주어 다시 바다로 되돌려 보내는 방생도 하였다. 집안의 선조 중에서나 윗분들 중에서 자손이 없는 남자의 제사를 지내면 수덕(水德)이 많아서 고기도 잘 잡히고 집안이 잘 된다는 믿음이 전승되고 있다.
[평도와 광도 용왕제]
평도에서는 1990년대 중반까지 섭(葉)에 제당이 있어 매년 음력 11월 3일 그해의 농사와 해조류의 풍작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으며, 남쪽 따스한 곳에 섣달 그믐날 1년 동안의 평안함을 기원한 용왕제를 지냈다고 한다. 광도에서도 1990년대 중반까지 마을 동쪽 징판이란 곳에 제당을 만들어 놓고 음력 섣달 그믐날 온 마을의 평안함을 기원하는 당제를 지냈으나 지금은 지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