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마을은 바다와 인접해져 있는데 만조가 되면 바닷물이 마을의 돌담 바로 아래까지 이르고 파도가 치노라면 돌담까지 바닷물이 넘나들 정도이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태풍과 비바람 치는 날이 많아서 가옥과 밭 주변에 폭이 넓은 돌담들이 많은 것은 바람으로부터 가옥과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여러 겹으로 올려진 돌담 속의 음지는 햇빛이 차단되어 습기가 많아 모기의 서...
거문도는 조선이 1883년 영국과 조영통상수호조약을 체결한 지 2년이 지난 1885년 정상적인 경로가 아닌 영국군의 무단점거였지만 조선의 다른 지역보다는 가장 먼저 영국과 접촉이 되었던 곳이다. 영국이 1885년부터 1887년까지 2년 동안 점거하는 동안 거문도에 있는 마을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교류를 하게 된다. 어느 날 마을사람들은 일요일에 술을 마시고 놀고...
지금은 사라진 노동 관행 중의 하나였으나 서도마을에는 소매 품앗이란 것이 있었다. 품앗이란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품을 지고 갚고 하는 일’로, 일시적으로 집중적인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농어촌지역에서 많이 행해졌다. 노동은 혼자 하는 것보다는 여럿이 하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농촌 지역에서의 모내기, 김매기, 밭갈이, 어로 활동 등은 이웃간에 품앗이를 통해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는 남녀 간에 구분이 있는 유교질서가 아직 남아 있었던 시기였다. 이러한 유습은 도시보다는 농어촌 지역에 많이 남아 있었다. 이 서도마을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처녀 총각들은 외부와의 교류가 쉽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육지와 거리가 멀고 교류 범위가 거문도라는 섬의 공간으로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서도마을의 연로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대부분이...
가장 안전한 바람은 북풍(높하늬바람)으로서, 하늬바람이나 높하늬바람이 불면 지금 당장 파도가 치고 있어도 운항이 안전하다고 할 만큼 북풍은 섬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바람이다. 이에 반해 가장 두려워하고 꺼리는 바람은 마파람과 서마바람이다. 여름철 남쪽 바다에서 불어오는 이들 바람은 높은 습도를 품고 있어 조업에 나가지 않더라도 끈적끈적하게 불어오는 더운 바람을 싫어한다. 다음은...
서도리 사람들의 생계 활동에서 전통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확연하게 나뉜다. 농토가 별반 없고 농사가 거의 없는 지역이라 하더라도 남자들은 농사에 대해서 잘 모른다. 밭작물을 중심으로 한 농사는 여성들의 영역이다. 그리고 고기잡이를 하거나 바다 일은 남자들의 영역으로 역할이 구분되어 나타난다. 서도리 남자들은 지게질을 할 줄 모른다고 말한다. 할 줄 모르는...
예조란 앞으로 다가올 일을 징조로써 예견하는 일이다. 서도마을에서 유행했던 예조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우태가 좋지 않으면 비가 온다. ·까마귀가 울면 초상난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 ·돼지꿈을 꾸면 돈이나 복이 들어온다 ·숭어가 뛰면 날이 궂다. ·저녁노을이 생기면 바람이 분다. ·정월 보름달이 왼쪽으로 기울면 시절이 좋고 오른쪽으로 기울면 좋지 않다...
서도에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고향을 떠나 오랫동안 객지를 생활한 사람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 온 사례가 많다. 남자들의 경우 일찍이 바다와 더불어 지내어 자연스럽게 수산고등학교를 다니고 외항선을 타면서 경제적으로 자립을 한 마을사람들도 꽤 있다. 결국은 바다의 넉넉함으로 인하여 고향의 품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바다가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포근함을 주고 있다는 느낌들은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