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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밟아 죽이고 노루섬에 코끼리가 귀양」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300817
영어의미역 Legend of the First Elephant of Korea Peninsula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남도 여수시 율촌면
시대 조선/조선 전기
집필자 김준옥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설화
주요 등장인물 태종|세종|이우|유정현
관련지명 장도(獐島)
모티프 유형 역사적 사실(史實)

[정의]

전라남도 여수시 율촌면 장도에 전해 내려오는 우리나라 최초의 코끼리가 귀양을 왔다는 이야기.

[개설]

코끼리는 요즈음이야 우리 눈에 익숙한 동물이지만, 처음 대했던 옛날 사람들은 기이하게 생긴 코며 큰 덩치에 한편으로는 웃음도 나오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을 것이다. 그 코끼리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조선 전기 1412년(태종 12)이다.

옛날 조선시대에는 진기한 짐승을 선물하는 것이 유행했던 것 같다. 태종 때는 일본 국왕에게 코끼리를 받았고, 세조 때는 원숭이를 받았다고 한다. 또, 선조는 공작을 받았는데 그 또한 우리나라에 없던 새인지라 외딴섬에 놓아두자는 의견과 궁중 정원 관리를 하던 장원서(掌苑署)에서 다른 새와 함께 관리토록 하자는 의견이 있자 임금은 제주도에 놓아 기르도록 했다고 한다.

[내용]

일본 국왕 원의지(源義持)는 조선과 일본 간의 친선을 도모하자며 사신을 보내 아주 길이 잘 든 코끼리를 태종에게 선물한다. 임금은 외교적인 예로 이를 받아 목장과 동물을 담당하던 사복시(司僕寺)에서 기르도록 했다. 그 코끼리는 하루에 콩을 너 댓 말씩이나 먹는 괴물 같은 덩치에다가 하도 기이하게 생겨 구경꾼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1412년(태종 12) 12월 10일, 공조전서(工曹典書)를 지냈던 이우(李瑀)도 그 코끼리를 구경하게 되었다.

이우는 코끼리가 보는 앞에서 그 꼴이 추하다고 비웃고 거기다가 침을 뱉기까지 했다. 코끼리는 길이 잘 들었지만 자기를 비웃는 이우를 가만두지 않았다. 밟아서 죽여 버리고 만 것이다. 코끼리가 살인죄를 저질렀으니 큰일이었다. 조정에서는 코끼리에 대한 처벌을 논하게 되는데, 사람을 죽였으니 당장 죽이자는 주장과 일본과의 외교적인 마찰을 우려해서 그냥 살려 두자는 견해가 팽팽히 맞섰다.

그러던 중 당시 병조판서 유정현(柳廷顯)[1355~1426]이 “일본에서 바친 길들인 코끼리는 이미 성상께서 좋아하는 물건도 아니요, 또한 나라에 이익도 없습니다. 만약, 법으로 논한다면 사람을 죽였으니 죽이는 것이 마땅하고, 또 일 년 먹이가 콩 수백 석에 이르러 많은 식량을 축내니 멀리 내쳐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으므로 전라도 해도(海島)로 보내 거기서 살게 하는 것이 좋을 줄 압니다.”라는 의견을 내 놓았다. 그래서 그 코끼리는 1413년(태종 13) 11월 5일 현재의 전라남도 여수시 율촌면 앞바다 노루섬[獐島]으로 귀양을 오게 된다.

노루섬으로 유배를 오게 된 코끼리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또 사람을 보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야윌 대로 야윈 코끼리의 딱한 사연을 전라도관찰사로부터 전해들은 태종은 다시 육지로 보내 처음과 같이 기르게 한다. 코끼리의 귀양을 풀어 준 것이다.

그 후 7년 동안, 어명에 따라 전라도 지역의 네 고장에서 돌아가며 기르게 되었다. 귀한 대접을 받은 코끼리는 몰라볼 정도로 살이 쪘으며, 오히려 먹이를 너무 많이 먹어 치워 그만큼 폐해도 적잖았다. 그래서 전라도관찰사는 세종 임금에게 충청도와 경상도까지 돌아가면서 길렀으면 좋겠다는 뜻을 아뢰어 허락을 받는다.

이렇게 해서 전라도 땅을 벗어난 그 코끼리는 다시 충청도 공주로 옮겨갔지만 거기서도 그 폐해는 줄지 않았다. 이번에는 충청도관찰사가 세종에게 장계를 올렸다. 코끼리가 돌봐 준 종을 밟아 죽이고, 화를 내는 사람을 반드시 해치며, 식량은 하루에 쌀 2말, 콩 1말씩을 없애 1년에 쌀 48섬, 콩 24섬을 먹어 치우니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세종은 “물과 풀이 좋은 곳을 가려서 코끼리를 내어놓고, 병들어 죽지 말게 하라.”라는 어명까지 내렸다. 그러나 그 코끼리가 마지막으로 들어 간 지역이 어느 지역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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