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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외박을 해야 잠이 와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3B020401
지역 전라남도 여수시 삼산면 서도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정현

서도마을은 바다와 인접해져 있는데 만조가 되면 바닷물이 마을의 돌담 바로 아래까지 이르고 파도가 치노라면 돌담까지 바닷물이 넘나들 정도이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태풍과 비바람 치는 날이 많아서 가옥과 밭 주변에 폭이 넓은 돌담들이 많은 것은 바람으로부터 가옥과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여러 겹으로 올려진 돌담 속의 음지는 햇빛이 차단되어 습기가 많아 모기의 서식지로서 접합한 환경이다. 가옥들은 태풍으로부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붕이 매우 낮은 편이다. 여름철이 되면 돌담 속에서 나온 모기떼가 극성이고, 뜨거운 햇빛을 받은 실내는 습하고 열기가 매우 높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마을사람들은 집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 쉽지 않다. 무더운 여름철 마을사람들은 마을 앞 바닷가 자갈 위에 덕석(멍석)을 깔고 그 위에 이부자리를 만들어서 잠을 잔다. 바닷가에 연이어져 있는 잠자리의 모습은 한적하고 조용한 어촌마을인 서도마을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이대춘, 73, 전서도리장)

바닷가에서 잠을 자는 풍경도 10여 년 전부터 주택개량이 시작되면서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초가지붕의 목조가옥 대신에 바람에 강한 슬래브(slab) 구조 가옥이 한두 동씩 들어서기 시작하게 되는데, 새로이 들어선 가옥들은 천정이 높고 창문이 많아 통풍이 잘 되었다. 돌담 대신에 시멘트 벽돌 담장이 들어서게 되면서 모기의 서식지도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이와 함께 집집마다 선풍기와 에어콘이 등장하면서 여름철에 외박하는 모습은 거의 사라졌다. 오늘날 여름철 바닷가에서의 외박 풍경은 사라졌지만 마을사람들이 바닷가에서 함께 잠을 자는 풍습은 마을공동체 의식이 일찍이 약화된 다른 마을과 비교하여 보면 오히려 서도마을의 공동체의식을 결속시켜 주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로 다른 마을과는 달리 뱃노래, 술비소리 등 노동요가 전승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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