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3B020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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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전라남도 여수시 삼산면 서도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정현 |
거문도는 조선이 1883년 영국과 조영통상수호조약을 체결한 지 2년이 지난 1885년 정상적인 경로가 아닌 영국군의 무단점거였지만 조선의 다른 지역보다는 가장 먼저 영국과 접촉이 되었던 곳이다.
영국이 1885년부터 1887년까지 2년 동안 점거하는 동안 거문도에 있는 마을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교류를 하게 된다. 어느 날 마을사람들은 일요일에 술을 마시고 놀고 있는 영국군에게 조선말로 말을 걸었다. 이 말을 들은 영국군은 마을사람들이 “왜 놀고 있느냐?”라고 물어본 것으로 생각하고 그들은 영어로 “sunday”라고 대답하였다. 영어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던 마을사람들은 영국군인의 ‘sunday’란 뜻을 ‘노는 것’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여기서 연유되어 서도에서는 마시고 노는 것을 “산다이 하자”라고 하는데 오늘날 산다이는 이 마을의 음주문화로 정착되었다.
산다이의 놀이방법은 술과 음식을 상에 차려 놓고 상 둘레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이때 한 사람이 노래를 부를 때는 모두 젓가락으로 상을 두드리면서 가락과 박자를 맞춘다. 산다이를 하면 할수록 상 위는 두드린 흔적이 크게 남게 된다. 산다이를 하는 장소는 반드시 정해진 것은 아니나 보통 술과 음식을 한 턱을 내는 사람의 집에서 하는데 바닷가나 집 마당 등 놀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되었다.(이대춘, 73, 전서도리장)
서도마을의 ‘산다이’는 원래 그 단어의 의미와는 다르게 변용되어 형성된 문화로, 1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영국과 교류했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문화로서 남아 있다. ‘산다이’는 서도마을이나 고도, 동도 등 거문도에서만 통용되는 말이다. 외지에서 온 사람이 서도마을에 가서 “산다이 좀 합시다.”라고 말하면 마을사람들은 “어디서 오셨습니까? ”라고 되물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