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도시에서 생활하는 나이 드신 분들은 옛 정취를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도심은 삭막하고 농어촌 지역은 옛 정취를 느낄 수는 있지만 적막하다고 한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나이든 사람들이 삶의 질이 높아지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여수에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덕양과 돌산읍 군내리를 예로 많이 든다. 그래서인지 덕양에 살고 있는 노인들은 자식들을 따라 여수나 순천 등지로 가지 않고 덕양에 있는 것을 만족해 한다. 집 가까운 곳에 편의시설이 다 있는 데에다 밭에서 채소를 가꾸는 등 소일거리를 할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도심에서는 이미 사라진 풍경이지만 덕양에는 아직도 1970~1980년대의 상가와 도로를 연상시켜주는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높지 않는 건물에 거추장스럽고 촌스럽기도 하고 고풍스러운 오래된 상가와 가옥들이 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이 건물들은 1970년대 초라한 모습의 슬레이트 지붕의 가옥에서부터 근래에 지은 고층 건물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건축물 진열장을 이루고 있다. 현대식 건물 뒤편에는 아직도 벽과 지붕이 찌그러진 양철판으로 된 시골 냄새가 물씬거리는 정미소가 있다. 나락을 찧는 모습은 잊어버린 옛 추억을 되살리게 하고 있는 풍경 중의 하나다.

덕양마을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간선도로는 일제강점기에 개설된 신작로 모습을 그대로 보는 듯하다. 아스팔트는 오래되어 여기저기 패여 있다. 20~30년 전에 포장했던 모습으로 보인다. 도로변에 보행로가 없는 오래된 도로의 모습이다. 거리 상가에는 방치된 상가 간판과 창문, 연탄 가게, 시골풍의 버스 정류장과 도시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다방과 연속극에서나 볼 수 있는 1970~1980년대의 정취가 있어 보이는 세탁소, 양복점, 구멍가게 규모의 문방구점 그리고 농약상, 종묘상, 자재상 등 사라져 버린 옛 풍물의 냄새가 물씬거리는 상점 등이 많다.

한편 인구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도시형 업소가 곳곳에 형성되어 있기도 하다. 간선도로에서 벗어나 주택가에 들어서게 되면 골목길이 넓어졌다가 좁아지기도 하고 꾸불꾸불하기만 한데 오히려 이것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진다. 덕양은 마치 7080 문화와 2000년대의 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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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선도로 신작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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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양 상가거리

덕양의 개발과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는 덕양거리가 구심점이 없고 오래된 가게들로 꽉 채워져 있어 활기가 없어 보인다고는 하지만 옛것이 물씬거리는 덕양의 거리는 70~80년대의 업종들이 아직도 남아 있어 옛 정취가 있어 보인다.

아직도 오랜 된 상가 건물과 좁은 도로 양쪽으로 이어져 있는 상가는 옛 정취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가깝게 느껴진다. 차도와 보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은 도로와 불규칙한 뒷골목 등은 낙후되어 보이지만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언젠가는 이러한 덕양의 모습도 개발로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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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의 식당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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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가게의 옛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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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문방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