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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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信仰 |
영어음역 | maeul sinang |
영어의미역 | village worship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
집필자 | 최창열 |
[정의]
마을을 지켜주는 동신(洞神)에게 사람들이 공동으로 기원하며, 제의를 올리는 민간신앙의 한 형태.
[개설]
마을신앙은 일반적으로 고등종교와 달리 형식과 내용이 조직적이지 못하며, 지역마다 성격이 다르게 나타난다. 자연을 숭배하면서 자연을 신격화하고 신앙하면서 형성된 마을신앙의 대상은 산·물·바위·나무·동물 같은 자연물을 신으로 섬기며, 신앙의 목적도 단순히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극히 현실적인 소원뿐이고 신앙행위도 일정한 규범이 없다. 다만 조선시대 유교정책으로 말미암아 집단신앙에서 유교의례를 따르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마을신앙은 종교라기보다 전통적인 관습이나 풍속으로 보는 견해가 많으며, 생활양식의 한 부분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형태]
마을신앙의 형태는 크게 개인적 신앙과 집단적 신앙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적 형태는 가정이나 주부가 집이나 가족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여러 가신(家神)을 섬기는 신앙이다. 집단적 형태는 마을주민들이 마을의 수호하는 기능을 가진 동신(洞神)을 공동으로 섬기는 신앙인데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동제이다. 동제는 전통적인 연례행사로서 마을이라는 집단의 사회적 의미와 의례라는 종교적 의미가 복합된 토속신앙으로 볼 수 있는데, 주민들 사이에서는 동신제, 당산제, 당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내용]
진주지역에서 마을신앙의 명칭은 신격을 보다 구체화시킨 형태로 주로 당산제, 동제, 동신제, 산신제, 당제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중 동신제의 명칭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고, 다음으로 동제와 당산제가 많으며, 일부는 목신제, 산신제, 당제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특별하게 실존인물의 명칭을 쓰거나 산신에게 소의 안전을 기원하는 우제(牛祭)란 명칭을 쓰는 마을도 있다.
동제의 내용은 행해지는 시기인 제일(祭日), 동제를 주관하는 제관(祭官), 금기(禁忌), 제의 효과, 장소, 제물(祭物), 제의(祭儀)라는 기본 틀이 유지된다.
1. 제일(祭日)
동제를 지내는 제일(祭日)은 음력 정월에 집중되어 있는데, 그 중 28개 마을이 정월 대보름에, 4개 마을이 1월 14일 자정에, 4개 마을이 설날인 음력 1월 1일에 동제를 지낸다. 또, 섣달그믐 자정에 동제를 지내는 마을도 5개나 된다.
특이한 것은 경상남도 진주시 미천면 어옥리 본동마을에서는 1년에 2번(음력 7월 7일에 당산제, 1월 1일에는 동신제) 동제를 지내고, 어떤 마을은 일정 기간 내에 제일을 유동적으로 택일하여 지내며, 마을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지내는 마을도 있다.
2. 제관(祭官)과 금기(禁忌)
마을주민들은 제관이 얼마나 정성을 들여 제를 지내느냐에 따라 길흉이 결정된다고 믿기 때문에 제관에 대한 기대심리는 절대적이다. 그래서 궂은 일을 당하지 않고 다복하며 깨끗한 사람을 골라 제관으로 선출하며, 일단 제관이 되면 길·흉사 참석을 금하는 것은 물론 정해진 기간에 부부생활도 금기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제관의 엄격한 금기사항 때문에 제관을 꺼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장이나 새마을 지도자가 제관의 의무를 대신하거나 스님이 제관을 맡는 마을도 생겨나고 있다. 옛날에는 제관의 금기사항과 규율이 엄격하였으나, 오늘날에는 3일에서 15일 정도의 정성을 요하는 것으로 많이 완화되었다. 그러나 진주지역에는 아직도 까다로운 금기사항을 준수하고 있는 마을이 7~8곳 있다.
3. 효과
동제는 농사가 잘 되고 주민 모두가 태평하고, 질병이 생기지 않도록 기원하는 것이 공통적인 목적이며 정성을 들여 제를 지냄으로써 그 성과를 거둔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마을에 불상사가 생기면 주민들은 제를 잘못 지냈기 때문이라고 믿으며, 마을 주민 모두가 책임을 느낀다.
4. 장소
동제를 지내는 장소는 나무 아래가 30곳으로 가장 많고, 산이 4곳, 장승 3곳, 우물 2곳 등이다. 한 장소에서 지내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때로 여러 곳을 옮겨가며 지내기도 한다. 구체적으로는 도로, 웅덩이, 노인정, 밭 등에서 제를 지낸다. 진주지역의 특징은 해안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당집이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5. 제물(祭物)
일반적으로 가정제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공통적으로 개고기를 쓰지 않으며, 명석면 신기리 동전마을에서는 어물을 전혀 쓰지 않는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약간의 특이한 제물을 쓰기도 한다.
[현황]
1994년 현재 진주시 인근의 면지역에서 동제를 지내고 있는 마을은 63개 마을이며, 동제를 지내다가 중단한 마을도 49개나 된다.
지역별 분포를 보면, 현재 가장 많은 마을에서 동제를 지내고 있는 지역은 명석면과 문산면으로 각 10개 마을이며, 사봉면 8개, 진성면 6개 마을 순이다. 동제를 전혀 지내지 않는 지역으로는 지수면, 수곡면, 정촌면이 있고, 문산면의 경우 7개 마을이 공동으로 지내기도 하며, 일반성면 3개, 진성면, 금산면, 대평면은 2개 마을이 공동으로 지내기도 한다. 동제를 지내다가 중단된 마을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는 문산면 15개 마을, 금곡면 8개 마을, 이반성면 5개 마을 순이다. 면 단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나동면 : 신율리 대동마을에서는 약 100년 전부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마을 밭 가운데서 동신제를 지낸다. 또 마을의 동서남북 4곳의 바위 밑에 황토를 넣고 금줄을 치며 촛불을 켜서 잡신을 퇴치하는 행사를 곁들인다.
② 금곡면 : 죽곡리 죽곡마을에서는 마을 입구에 있던 2개의 탑과 대나무 숲 등 5곳에 차례로 제를 지냈으나 지금은 마을 중앙의 정자나무에서만 제를 지내고 있다. 검암리 운문마을, 가봉리 우봉마을, 정자리 홍정마을, 인담리 인담마을 등에서 동제를 지내고 있다.
③ 문산면 : 삼곡리 삼동·동산·오곡·원당·덕촌·덕동·덕남마을 등 7개 마을에서 공동으로 동제를 지내며, 상문리 주정마을 및 부동마을, 갈전리 송정마을에서 동제를 지내고 있다.
④ 진성면 : 상촌리 상동마을을 비롯하여 이천리 도동마을, 온수리 내촌·장곡마을, 사곡마을, 상촌리 교동마을에서 동제를 지내고 있다.
⑤ 일반성면 : 개암리 개암마을, 창촌리 창촌·구리·시정마을, 남평마을에서 제를 지내고 있다.
⑥ 이반성면 : 갈성리 계룡마을, 평촌리 죽산마을, 용암리 용암마을, 사촌리 중도마을에서 지내고 있다.
⑦ 사봉면 : 무촌리 중촌마을, 봉곡리 모곡마을, 거곡마을, 방촌리 방촌마을, 등건마을, 부계리 부동마을, 마성리 북마성마을, 남마성마을에서 지내고 있다.
⑧ 대곡면 : 설매리 설매마을, 상촌마을에서 지내고 있다.
⑨ 금산면 : 용아리 월아마을, 속사리 속사마을, 갈전리 신기마을·조동마을에서 지내고 있다.
⑩ 집현면 : 정수리 내동마을, 신당리 죽산마을에서 제를 지내고 있다.
⑪ 미천면 : 오방리 오방마을, 어옥리 본동마을, 덕진마을, 안간리 암곡마을에서 동제를 지내고 있다.
⑫ 명석면: 용산리 송목마을, 우수리 나불마을, 신기리 동전마을, 관지리 관지마을, 계원리 홍지마을, 우수리 3반 마을, 외유리 외율마을, 용산리 비곡마을, 왕지리 왕지마을, 오미리 오미마을에서 지내고 있다.
[특징적 마을신앙]
독특한 마을신앙을 지니고 있는 마을로 명석면 동전마을과 홍지마을을 들 수 있다. 이 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7월 15일 백중날에 우제(牛祭)를 지낸다. 여름내 농사일을 하느라 고생한 머슴과 함께 소에게 감사하고, 산신령에게 소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이다.
미천면 미곡리 부수마을에서도 동전마을의 우제와 비슷한 성격의 우마구제(牛馬駒祭)를 행하는데 이 제의도 가축의 무사를 기원하는 것으로, 역시 칠월 백중(음력 7월 15일)날에 소를 먹이는 마을 사람들이 음식을 장만하여 막걸리를 제주(祭酒)로 하여 마을의 젊은이 중에서 건강한 사람을 제관으로 선정하여 제를 지내고 제가 끝나면 씨름과 같은 민속놀이를 하며 백중잔치를 벌인다.
또한 진주지역에서는 풍신제의 일종인 바람 올리기라는 것이 있다. 풍신제는 각 가정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널리 행해지는 신앙으로 바람과 비를 일으키는 신인 영등할멈을 달래는 신앙행위이다. 지금도 농촌지방에서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신앙 중의 하나이다.
문산면 삼곡리 동산마을에서는 여성이 목욕재계 한 후 오곡밥을 차려놓고 손을 비비는 바람 올리기를 4번을 하였으나, 지금은 2월 1일 하루만 하고 있다. 문산면 이곡리 이곡마을에서는 강가나 개울에서 지내며, 금곡면 두문리 두문마을에서도 강가에서 바람을 올린다.
반면 금곡면 동례리 신대마을과 가봉리 가봉마을은 주부가 단정한 몸으로 우물을 길어다 물병에 담아 대나무 가지를 꽂은 후에 시렁에 얹어 두고 대나무에는 문종이와 오색 헝겊을 달아 두고, 새벽마다 물을 갈아 넣다가 초아흐렛날 이를 태운다. 그 밖에 진성면 하촌리 가좌마을, 수곡면 원계리 원계마을, 정촌면 관봉리 봉전마을에서도 풍신제(바람 올리기)를 지내고 있다.
물의 신인 용왕을 믿는 용신제가 행해지기도 한다. 대개 음력 정월 대보름날 강가나 우물 등 물이 있는 곳을 찾아가 간단한 제물을 차려 놓고 달이 떠오를 때 합장하고 기도하며 제를 올린다. 특히 남강변이나 남강 줄기의 강가에 살고 있는 마을에서 성행하였는데 지역에 따라서는 날을 택일하여 지내기도 한다. 정촌면 관봉리 고미마을에서는 음력 섣달 그믐날 우물가에 촛불을 켜놓고 용왕제를 지냈으며, 명석면 외율리 외율마을에서는 유월 유두날 지내기도 하였다.